허위·과다사고 사기 전체의 73% 차지 ‘범죄 인식 부족’ 한몫
손보 관련사기가 90%…장기손해보험 적발 지속적 증가 추세

[금융경제신문=손규미 기자]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 B씨는 친구 10명에게 다수의 보험에 가입하게 한 뒤 허위 사고를 통해 입원·수술·장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수법으로 5억7000만원을 빼돌렸다. B씨는 모집수당을 받을 목적으로 보험을 가입시켜 보험료를 대납하고, 이후 허위 사고 등으로 보험금을 편취했다.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역대 최대 규모인 73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17일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금액이 역대 최대인 73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 역대 최대였던 지난 2016년 7185억원보다 117억원(1.6%) 더 늘어난 수치다. 적발인원은 총 8만3535명으로 전년보다 523명(0.6%) 증가했고, 1인당 평균 사기금액은 870만원으로 전년도와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실제 허위 입원이나 보험사고 내용 조작 등 허위·과다사고 관련한 사기가 전체의 73.2%(5345억원)로 가장 많았다. 자동차보험 피해과장 유형도 7.4%(542억원)로 전년 대비 11.7%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다 입원 및 피해를 과장하는 형태의 보험사기가 증가하는 이유는 이 같은 유형의 보험사기가 범죄행위라는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 데 따른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살인·자살·방화·고의충돌 등 고의로 사고를 유발하는 형태는 12.2%(891억원)로 전년 대비 26.7% 감소했다.

보험 종목으로 살펴보면 손해보험 관련 보험사기가 전체 적발금액의 90.0%(6574억원)였으며, 생명보험이 10.0%(728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허위·과다입원 유형이 큰 폭으로 증가(425억원)하면서 장기손해보험의 적발규모가 계속적인 증가 추세인 반면 보험사기의 과반 이상을 점유하던 자동차보험 사기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전체 보험사기의 43.9%(3208억원)까지 하락했다. 이는 블랙박스·CCTV 설치 등 사회적 감시망 확대가 보험사기 예방효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별로는 경제활동 적령기인 30~50대 연령층의 보험사기 비중이 2016년 69.9%에서 지난해 68.5%로 하락했다. 대신 20대가 이 기간 14.4%에서 15.5%로, 60대 이상이 13.9%에서 14.5%로 상승했다.

직업별로 살펴보면 병원 종사자(1086명→1408명)와 정비업소 종사자(907명→1022명)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또 무직·일용직의 보험사기는 감소했지만 회사원의 보험사기는 2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가 근절될 수 있도록 수사기관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총력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며 “일상생활에서 보험사기를 알게 된 경우, 주저하지 말고 금감원이나 보험회사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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