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 지배구조 개편, 노사문제, 투명경영, 주주친화 경영 등 변화
이재용 부회장 복귀 이후 굵직한 현안에 과거와 달라진 모습 보여
인공지능 등 미래 먹거리 위한 준비와 본질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 위한 구상 병행

[금융경제신문= 김현태 기자] '삼성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삼성의 행보에 대한 평이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황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평가절하하는 시각도 있지만, 상황논리를 떠나 변화의 큰물줄기가 잡혔고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서 삼성이 거듭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들어 삼성은 일자리 창출, 지배구조 개편에 이어 노사문제까지 문재인 정부 정책에 화답하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 8000여명을 직접 고용하고 이들의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보장해줄 것이란 방침 발표에는 1938년 창사 이후 삼성이 줄곧 지켜온 이른바 '무노조 경영'을 스스로 깼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 같은 삼성의 변화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고있다.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제품 AS를 담당하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 7천700여명이 직접고용된다. 삼성전자서비스는 700여명의 조합원이 가입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활동도 보장한다. 삼성전자 AS기사들이 2013년 노조를 만들어 삼성전자서비스에 직접고용을 요구한 지 5년 만의 일이다.

노사합의에 따르면 사측은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고용한다. 전국 90여개 협력업체가 운영하는 AS센터에는 5천500여명의 엔지니어를 포함해 자재관리·콜센터·안내업무를 맡은 노동자까지 7천7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엔지니어에서 시작해 순차적으로 직접고용할 예정이다. 자회사를 만들어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고용한 SK브로드밴드(4천600여명)·파리바게뜨(5천400여명)의 규모를 웃돈다.

삼성은 지난 1여년 간 총수부재인 상황에서 이렇다할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굵직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지난 10일 삼성은 삼성SDI가 보유중인 삼성물산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공정위의 명령에 따라 계열사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전량을 오는 8월26일까지 처분토록 돼 있긴했지만, 아직 4개월이 넘게 시간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기에 선제적 조치 또한 이 부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앞서 지난 달 말 삼성전자는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사내이사를 제외한 사외이사들로만 구성해기로 했다. 견제·감시 기능을 제고시켜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한 조치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이사회 의장이이사회 여러 위원회에 속하지 않도록 했다. 이 또한 이사회 의장의 독립성 확보 차원이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50대 1주식 액면분할을 결의하고 배당을 늘려 올해 배당에만 7조원을 사용할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기업들 가운데 일자리 창출에 가장 앞장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0개 대기업 그룹 고용규모가 1만8000여명 증가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지난해말 직원수가 9만9784명으로 전년보다 6584명이나 늘었다.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이 1년 만에 회사로 복귀한 이후 지배구조 개편, 노사문제 해결, 투명경영, 주주친화 경영 등 정부 정책에 화답하는데 분주한 모습"이라며 "인공지능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준비나 본질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상도 병행되면서 '뉴 삼성'을 위한 대대적 개혁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