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사회연대기금 조성사업 '우분투 프로젝트' 추진
양질의 일자리 창출, 정규직 및 비정규직 차별 해소 모색

 

[금융경제신문= 장인성 기자] 제2금융권 노사가 힘을 합하는 '새로운 모색'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우분투 프로젝트. 우분투는 ' 네가 있어 우리가 있다'는 아프리카 코사족 용어다공동체 정신을 강조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사무금융노조와 사측 대표자들이 '우분투 프로젝트'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정규직 및 비정규직 간 차별 해소를 위한 '사회연대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사무금융노조(위원장 김현정)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연대기금 조성 선포식'을 개최했다.

기금조성사업은 노조가 당초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속도가 붙고 있다. 고용노동부·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관계자와 금융권 사용자들이 이날 행사에 대거 참석했다. 노조 산하 80개 사업장 중 36개 사업장 대표·이사들과 노조위원장들이 함께 자리했다.

현재 노조 산하 73개 사업장 사용자들 등 산별교섭에 나오지 않는 사용자들까지 이날 선포식에 참석한 것은 이날 행사의 의미와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로 풀이된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과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한 것도 이례적이다.

노조 김현정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국민 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금융산업이 이익만 추구하는 탐욕스러운 모습으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노조 역시 조합주의와 집단이기주의로 인식되면서 노사가 함께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사가 손을 잡고 기금조성사업을 함께하면서 신뢰를 회복하자""비정규직·저소득층·청년들의 절규에 응답하고 전태일 정신으로 불평등 양극화를 해소하는 길을 찾자"고 제안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3년간 노사가 동참하는 100억원 이상의 사회연대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기금은 공익재단을 통해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연구사업과 장학사업에 사용한다. 노조는 이를 우분투(Ubuntu) 프로젝트라 이름 지었다. 우분투는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이다. 아프리카 코사족 언어로, 공동체 정신을 강조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사용자들은 우분투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윤경은 KB증권 대표는 "산별노조 행사에 사측 대표로 참석한다는 점에서 처음에는 상당히 긴장했지만 사회양극화와 청년실업 해소를 주제로 한 행사여서 즐거운 마음이 크다""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노조에서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반성한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우분투 사업이 정말 많이 기대된다""적극적으로 후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고형권 차관·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김용범 부위원장이 참석해 정부 차원의 사업 지원을 약속했다.

공공기관과 공공기관이 지분을 보유한 사업장, 정부 영향력이 큰 사용자협회 사업장에서 기금 조성을 위한 노사 대화가 무난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연대기금은 금융권 공공기관에서 성과 인센티브를 반납한 것과 노조에서 급여의 일정 부분, 사측 출연 등을 통해 마련될 계획이다.

독일 등에서 이와 유사한 모델을 통해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한 바 있어 금융권 내외에서 거는 기대도 높다. 독일 남동니더작센 지역에서는 실업률 증가 등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해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해 지역발전에 기여한 바 있다. 또 지역사회의 높은 실업률을 개선하고 지역사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폭스바겐사와 볼프스부르크시가 추진한 아우토비전(Auto Vision)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예이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쉴러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금융이 보건·교육·환경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중요하고도 효율적인 수단이며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라는 목표를 완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금융 노사가 합심해 스스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실천해 나가는 과정에서 금융위도 계속 관심을 갖고 공조하겠다고 약속했다.

노조 공공금융업종본부 산하에는 금융감독원지부·금융보안원지부·서울보증보험지부·한국교직원공제회지부·한국은행지부·한국증권금융지부·건설공제조합지부·한국예탁결제원지부·한국거래소지부·예금보험공사지부·한국금융투자협회지부가 있다.

한편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6월께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사회공헌사업을 수행하는 공익재단을 설립한다. 노사가 조성한 710억원을 활용한다. 사용자들은 2020년까지 추가로 300억원을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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