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평화분위기 조성, 국제사회 차원 대북제재 해제 따라 납북경협 제개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사업권 쥐고 있는 현대그룹 대북사업 주도 예상
금강산사업에서만 연간 2500억원 매출... 개성공단 재가동 사업권으로 연간 100억원 이상 확보

참고사진 . 2009년 방북시 김정일위원장과 촬영한 현정은 회장 모습
참고사진 . 2009년 방북시 김정일위원장과 촬영한 현정은 회장 모습

[금융경제신문= 김다운 기자]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았다. 전세계 언론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의 비핵화로 가는 북미정상회담의 마중물 역할이 가장 중요하지만, 27일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보는 재계, 대기업 중 가장 간절한 곳은 현대그룹이다. 현정은 회장의 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현대그룹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의 대북경제협력 사업재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6월 초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경우 남북한 평화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높고 국제사회 차원의 대북제재도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북한이 정주영 명예회장의 헌신적인 대북 투자에 고마움을 표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대북제재조치가 풀릴 경우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사업권을 쥐고 있는 현대그룹이 대북사업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금강산관광지구 토지이용권 ▲금강산관광지구 관광사업권 및 개발사업권 ▲개성공업지구 토지이용권 ▲개성공업지구 개발사업권 ▲개성관광사업권 ▲백두산관광사업권 ▲SOC개발사업권 등 7개 핵심 남북경협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는 중이다.

금강산관광의 경우 정 명예회장이 1998년 10월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뒤 '금강산관광 사업에 관한 합의서 및 부속합의서'를 체결한 뒤 그해 11월18일 처음으로 실시된 사업이다.

금강산관광 사업을 통해 현대그룹은 1998년부터 10년간 195만5951명의 관광객을 유치했으며, 매출 1조4070억92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금강산관광 사업이 남북 간 신뢰구축 및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했다는 점과 북한의 남북 교류협력의 구심점을 마련했다는 점은 아직도 높이 평가된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및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조치가 본격화되자 북한이 2008년 7월 금강산관광 금지 조치를 내린 뒤 중단됐다.

개성공단 사업은 1999년 '북한 공단 건설사업에 대한 합의서 체결'을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2003년 개성공단 조성을 위한 첫 삽을 뜬 이후 2004년부터 본격 가동된 뒤 남측 기업 124개 업체가 진출했다. 

2015년 12월 기준으로 개성공단에서 누적생산액 32억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2016년 2월 박근혜 정권 당시 북한의 핵실험 등의 이유로 전면 폐쇄됐다.

개성공단 사업은 한반도 긴장완화 및 평화분위기 조성에 기여했으며, 남북교류와 상생의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전환점이라고 평가받기도 했다.

현대그룹의 경우 일단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6월 초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예의주시하며 남북 경협 재개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UN 차원에서 대북 제재조치를 논의할 수 있고 제재조치가 완화될 경우 남북 경협이 재개되는 수순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경협이 재개될 경우 현대그룹의 재도약 시기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1990년대 소속 계열사는 49개를 거느린 현대그룹은 정주영 명예회장이 작고한 이후 각 계열사별로 뿔뿔이 흩어졌고 2003년 정몽헌 회장의 사망 이후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현정은 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 등 12개 계열사 밖에 남지 않았다. 현대상선과 현대증권이 나간 이후에는 12조원 대 자산규모가 2조원 대로 급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북 경협이 본격화되면 상황은 180도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강산사업만 먼저 추진하더라고 연간 25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개성공단이 재가동돼도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그룹은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정은 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대북 사업에 대한 재추진 의지를 강하게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 회장은 "남북간의 경제협력과 공동 번영은 반드시 우리 현대그룹에 의해 꽃피게 될 것"이라며 "이런 사명감은 남북교류의 문이 열릴 때까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담담한 마음으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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