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평화분위기 조성, 국제사회 차원 대북제재 해제 따라 납북경협 제개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사업권 쥐고 있는 현대그룹 대북사업 주도 예상
금강산사업에서만 연간 2500억원 매출... 개성공단 재가동 사업권으로 연간 100억원 이상 확보
[금융경제신문= 김다운 기자]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았다. 전세계 언론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의 비핵화로 가는 북미정상회담의 마중물 역할이 가장 중요하지만, 27일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보는 재계, 대기업 중 가장 간절한 곳은 현대그룹이다. 현정은 회장의 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현대그룹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의 대북경제협력 사업재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6월 초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경우 남북한 평화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높고 국제사회 차원의 대북제재도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북한이 정주영 명예회장의 헌신적인 대북 투자에 고마움을 표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대북제재조치가 풀릴 경우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사업권을 쥐고 있는 현대그룹이 대북사업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금강산관광지구 토지이용권 ▲금강산관광지구 관광사업권 및 개발사업권 ▲개성공업지구 토지이용권 ▲개성공업지구 개발사업권 ▲개성관광사업권 ▲백두산관광사업권 ▲SOC개발사업권 등 7개 핵심 남북경협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는 중이다.
금강산관광의 경우 정 명예회장이 1998년 10월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뒤 '금강산관광 사업에 관한 합의서 및 부속합의서'를 체결한 뒤 그해 11월18일 처음으로 실시된 사업이다.
금강산관광 사업을 통해 현대그룹은 1998년부터 10년간 195만5951명의 관광객을 유치했으며, 매출 1조4070억92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금강산관광 사업이 남북 간 신뢰구축 및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했다는 점과 북한의 남북 교류협력의 구심점을 마련했다는 점은 아직도 높이 평가된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및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조치가 본격화되자 북한이 2008년 7월 금강산관광 금지 조치를 내린 뒤 중단됐다.
개성공단 사업은 1999년 '북한 공단 건설사업에 대한 합의서 체결'을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2003년 개성공단 조성을 위한 첫 삽을 뜬 이후 2004년부터 본격 가동된 뒤 남측 기업 124개 업체가 진출했다.
2015년 12월 기준으로 개성공단에서 누적생산액 32억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2016년 2월 박근혜 정권 당시 북한의 핵실험 등의 이유로 전면 폐쇄됐다.
개성공단 사업은 한반도 긴장완화 및 평화분위기 조성에 기여했으며, 남북교류와 상생의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전환점이라고 평가받기도 했다.
현대그룹의 경우 일단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6월 초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예의주시하며 남북 경협 재개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UN 차원에서 대북 제재조치를 논의할 수 있고 제재조치가 완화될 경우 남북 경협이 재개되는 수순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경협이 재개될 경우 현대그룹의 재도약 시기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1990년대 소속 계열사는 49개를 거느린 현대그룹은 정주영 명예회장이 작고한 이후 각 계열사별로 뿔뿔이 흩어졌고 2003년 정몽헌 회장의 사망 이후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현정은 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 등 12개 계열사 밖에 남지 않았다. 현대상선과 현대증권이 나간 이후에는 12조원 대 자산규모가 2조원 대로 급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북 경협이 본격화되면 상황은 180도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강산사업만 먼저 추진하더라고 연간 25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개성공단이 재가동돼도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그룹은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정은 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대북 사업에 대한 재추진 의지를 강하게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 회장은 "남북간의 경제협력과 공동 번영은 반드시 우리 현대그룹에 의해 꽃피게 될 것"이라며 "이런 사명감은 남북교류의 문이 열릴 때까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담담한 마음으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