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한달만에 5만건 판매 육박 예상 깨
손해율 높아 실익 없는 보험사들 떨떠름

[금융경제신문=손규미 기자]유병자 실손보험이 판매고가 저조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높은 판매량을 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손해율을 이유로, 높은 판매고에도 불구하고 판매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유병자 실손보험이 출시 한달여만에 판매량 5만여건에 육박하는 등 높은 판매고를 보이고 있다.

현재 ‘유병자 실손보험’을 출시해 판매중인 보험사는 손보사 7개사(현대해상, 한화손보, 흥국화재,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KB손보, DB손보)로 판매 건수를 집계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총 4만9385건을 기록했다. 이는 이전에 출시된 정책성 보험상품인 노후 실손보험의 한달 판매 건수(1626건)과 비교해서도 흥행 돌풍이라 여겨질 만큼 높은 판매고를 보이고 있다.

유병자 실손보험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지병이 있는 소비자들의 실손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출시한 정책성 보험으로경증 만성질환자나 치료 이력이 있는 유병력자도 가입이 가능하도록 가입절차를 대폭 완화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실손보험과 달리 가입심사 항목을 18개에서 6개로 대폭 축소하고 투약 여부도 심사에서 제외했다.

이 상품의 가입 연령을 살펴보면 60대 이상이 가장 많은 40.8%를 차지하였으며, 50대 37.4%, 40대 13.5%이 그 뒤를 이었다.

금융위는 관계자는 “일반 실손의료보험 가입이 상대적으로 어려워 보장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50대 이상의 중장년층(78.2%)이 유병자 실손보험 상품에 몰리면서 가입자가 급증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작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들은 높은 판매고에도 불구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손해율로 인해 울상을 짓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병자 실손보험의 경우 기존에 축적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손해율을 추정하기 어려운 상품이다”라며 “3년 이상 지나야 손해율을 추정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높은 판매고에도 불구, 손해율이 치솟을 것을 염려해 업계에서도 심경이 복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상반기 안에 삼성생명과 농협생명 등이 추가로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을 판매할 예정이다. 4월에 맞춰 상품을 출시하려던 농협손해보험은 2일부터 상품 판매를 개시했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