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건강 악화 “이사직 수행 어려워”
17일 등기이사로 선임...6월 임시주총서 확정

[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 LG그룹 지주회사인 (주)LG가 17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구본무(74) LG그룹 회장 아들인 구광모(41)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상무)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주)LG는 다음달29일 오전9시 서울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이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구 회장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데다 구 상무의 경영 활동 폭이 커지고 있는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등기이사 선임이 공식화되면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17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LG그룹 구 상무의 이번 사내이사 선임은 경영승계 사전 대비 일환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구 회장이 이사회내 역할을 수행하는데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보고 주주 대표 일원의 추가 참여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제기된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구 상무가 오는6월 주총에서 이사 선임이 공식화되면 (주)LG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게 된다.

딸이나 며느리의 경영 참여 없이 장자 승계 원칙만을 고수하고 있어 보수적인 집안으로 평가받고 있는 LG가(家).

슬하에 아들이 없는 구 회장은 지난 2004년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 상무를 양자로 들였다.

구 회장의 장남인 구 상무는 LG전자와 ㈜LG를 거치며 경영 승계 수업을 받아왔었다.

1978년생인 구 상무는 미국 뉴욕 로체스터인스티튜트 공대 졸업뒤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했다. 이후 2007년 과장, 2011년 차장 승진, 2013년 미국 뉴저지법인에서 경영기획, 마케팅 총괄 업무를 담당하는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부장을 맡으며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나섰다.

귀국뒤 HE 사업본부,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를 거쳐 2014년 ㈜LG 시너지팀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같은해 11월 상무로 승진, 현재 LG전자 신성장동력 중 하나인 정보디스플레이 부문 총괄 직책을 담당하고 있다. LG전자와 ㈜LG를 거치며 진행됐던 경영수업과 구 상무의 지분도 확대됐다.

㈜LG의 최대 주주는 구 회장으로 11.28% 보유, 이어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 7.72%, 구 상무는 6.24%를 보유한 3대주주다.

순환출자가 없는 순수지주회사로 ㈜LG 최대주주에 올라서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 LG는 LG화학(34%), LG전자(34%), LG생활건강(34%), LG유플러스(36%), LG생명과학(30%) 등 주력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주요 자회사들은 사업부문별 수직계열화된 손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와 관련 구 회장은 지난해 4월과 12월 두차례 뇌 수술을 받았고 후유증으로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 손자이면서 구자경 LG명예회장의 장남인 구 회장은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1995년 아버지인 구자경 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았으며 28년간 LG그룹을 이끌었다. 건강 악화로 구본준 부회장이 사실상 총수 역할을 대신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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