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감위, 국내 인수 타진…M&A 매물 5곳으로 늘어
비싼 가격표 ING생명 대안 자산 30조 동양생명 부상

[금융경제신문=손규미 기자]안방보험에 인수됐던 동양·ABL생명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보험업계 M&A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안방보험을 위탁 경영 중인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위)는 국내 금융지주에 인수 의사를 타진하는 등 해외 계열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방보험에 인수됐던 동양·ABL생명도 다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동양·ABL생명이 매물로 나오게 될 경우 M&A 시장에 나온 보험사는 ING생명·MG손보·KDB생명에 이어 5개사가 된다. 두 보험사의 매각설이 관측되면서 보험사 M&A 시장의 셈법 또한 복잡해진 모양새다.

특히 M&A시장의 최대 대어로 꼽히고 있는 ING생명의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ING생명은 생보업계 6위의 자산규모에 업계 최고 수준인 455%의 RBC비율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재무건전성과 탄탄한 실적으로 매력도가 높은 매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리딩뱅크를 수성하려는 주요 금융지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3조원대의 높은 가격대로 인해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거론됐던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한 발 물러서면서 연내매각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금융지주 또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은 발표했으나, ING생명 인수에 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자산규모가 비슷한 동양생명이 매물로 나올 시 금융지주들의 시선이 이쪽에 쏠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두 보험사의 자산규모 현황은 지난해 말 기준 ING생명(31조4055억원), 동양생명(30조2737억원)으로 각각 6·7위를 기록하며 엇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으로는 ING생명이 동양생명보다 우위에 있지만, 동양생명의 매각예상가가 1조원 후반대로 책정되면서 3조원대의 ING생명과 최소 1조원 가량이 차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선택지가 늘어난 금융주들이 비싼 매각가의 ING생명 대신 동양생명에게 관심을 돌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매물로 나와도 최종 인수까지는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자금력을 등에 업고, 확정형고금리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에 주력해 왔다. 저축성보험은 ‘IFRS17’ 도입시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이 높은 동양·ABL생명이 매물로 나왔을 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미트론 사태’와 최근 급감한 실적 또한 부담요인이다. 동양생명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1188억원에서 426억원으로 762억원(64.1%)이나 급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대주주인 안방보험의 지원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저축성보험 판매에 주력한 바 있고, 육류담보대출 사태로 인해 국제적인 소송에도 휘말려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 같은 점들이 매각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MG손보의 상황도 그리 밝지 않다. MG손보는 지난해 추진하던 유상증자안이 부결되면서 RBC비율이 올해 1분기 기준 90%대까지 떨어졌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자본건정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 수치를 통해 보험사의 보험금지급여력을 가늠할 수 있다. 100% 미만이면 경영개선 권고, 50% 미만이면 경영개선 요구, 0% 미만이면 경영개선 명령 등의 제재를 금융당국으로부터 받게 된다.

MG손보는 18일 RBC비율이 90%대로 떨어지면서 금융위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았다.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회사는 2개월 내에 자본확충 등의 계획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서를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현재 MG손보를 인수할 의사를 가진 곳은 사모투자펀드(PEF) JKL파트너스가 유일하다. 그러나 지속된 적자와 경영악화로 인해 형성된 매각가인 2000억원대보다 훨씬 많은 자금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매물로 나와도 관심을 얻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KDB생명은 대주주의 자금 수혈을 받으면서 한시름 돌린 상황이다. KDB생명은 올해 초 산은으로부터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은 이후 2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1년 반만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올해 1분기 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RBC비율또한 2017년 4분기의 108.5% 대비 약 45% 가량 증가한 154%로 올랐다.

KDB생명은 앞으로 경영정상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얼마나 경영정상화에 성공했느냐에 따라 향후 매물로 다시 나올 KDB생명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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