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사업환경 뿌리째 뒤흔들며 업체들 우열 뒤집는 분수령 될 가능성 대비
태스크포스팀(TFT) 가동, 정보수집 강화하는 등 변화를 예의주시

인도 교량 / 사진=대우건설
인도 교량 / 사진=대우건설

[금융경제신문= 조정현 기자]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결과 등에 따라 남북경협도 급물살을 탈것으로 보이면서 건설사들도 속속 경협특수에 대비한 준비에 본격 착수하고 있다.

대우건설을 비롯한 주요 건설사들이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6.13 총선 이후 불어닥칠 변화의 파고를 저울질하며 대관업무를 강화하고 자체분석팀도 가동하는 등 잰걸음을 걷고 있다. 한반의 데탕트가 업계 재편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남북경협은 물론 신(新) 북방사업,  북한판 마샬플랜 등도 폭넓게 주시하고 있다고 뉴시스는 전했다.

뉴시스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을 비롯한 주요 건설사들은 문재인 정부의 북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들이 6.13 총선 이후 단계적으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태스크포스팀(TF)을 가동하고, 정보 수집의 수위도 강화하는 등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6.12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관측하고 대응에 나선 것이다.

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정보전을 강화하고 전담 TFT를 발족한 데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 펼쳐질 한반도 냉전 질서의 점진적 해체가 대내외 사업환경을 뿌리째 뒤흔들며 업체들의 우열을 뒤집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 남북경협 사업을 선점하고,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 등 북방사업으로 외연을 넓혀 가며, 이른바 북한판 마샬플랜에 참여할 기틀도 마련하면 단숨에  경쟁의 문법을 바꾸고 대도약할 발판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총선 이후를 주시하는 대표적인 업체가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수장을 새로 맞은 가운데 북미 양국 정상이 12일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골자로 한 공동합의문을 발표하자 고무된 모습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한반도 해빙의 기운이 지금처럼 강한 적이 있었는가”고 반문하며 북미정상 회담 이후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북미 회담 합의문을 놓고 평가가 엇갈리는 등 갑론을박이 치열하지만, 큰 방향은 ‘남북한의 데탕트, 한반도 냉전질서의 해체’를 가리키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남북 경협 시장 선점의 기대도 비쳤다. 그는 “북한 남포공단이나 경수로 사업 등에 참여한 경험이 풍부하다”면서 “당시 이들 사업에 참여한 인력들이 회사에는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대북경협 등 북방경영을 이끌 팀도 만들었다.  전략기획사업본부 산하 북방사업지원팀이 그 주인공이다. 인원은 6~7명 수준으로  ▲대관업무나 ▲정보 수집을 담당한다.  이 팀은 북한 관련 ‘스터디’도 진행한다. 총선 이후 탄력을 받을 남북 경협 사업의 세목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그 기회를 움켜쥐기 위해 정보전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또 ‘북방사업지원팀’이라는 신설조직의 이름도 관심을 끈다. 한반도 해빙의 기류가 한반도에 머물지 않고, 북한을 징검다리 삼아 러시아, 중국을 비롯한 북방 국가들도 확산되면서 판이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림산업도 최근 이러한 흐름에 동참했다.  남북 경협 사업을 주도할 토목사업부 중심으로 정상회담 결과를 모니터링하는 팀을 꾸렸다. 남북경협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보 수집과 분석 활동을 조금씩 강화해나가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아무래도 일감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주 기대감이 높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발전소나 철도 등 토목과 관련해서 우리 건설사들의 경험이 많아 상황을 지켜보겠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남북경협의 경험이 풍부하고, SOC부문도 강한 시장의 강자들이 포진하고 있어 경협의 과실을 독식할 수야 없겠지만,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의 큰 장이 열릴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GS건설이 최근 대북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토목·전력 등 인프라 사업 담당자 10여명을 배치했고, 관련 정보 수집에도 나섰다.

국내 건설업계의 좌장격인 현대건설은 상대적으로 '부자 몸조심하는' 분위기다. 대우건설 등 경쟁사들과 달리, 아직 남북경협에 대응할 별도 팀을 꾸리지 않았다. 지난 4월17일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한 시기 이후 가급적 말 조심을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두 차례 소떼 방북으로 대북경협의 전환점을 만든 주인공이고, 현대건설, 현대아산을 비롯한 범 현대가가 대북 사업경험이 풍부한 데 굳이 목소리를 높여 '긁어 부스럼'을 만들 이유가 있냐는 뜻으로 풀이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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