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주식·채권·외환 부문의 시장 전문가들과의 조찬 간담회 가져
'불합리한 대출금리 산정체계' 등 재차 언급 "(금융이) 다른 부문에 위험 전가 지적
'생산적 금융' 소홀한 채 '쉬운 대출'에만 집중...다른 부문에 위험 전가

[금융경제신문= 권이향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불합리한 대출금리 산정체계' 등을 재차 언급하며 "(금융이) 다른 부문에 위험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15일 오전 주식·채권·외환 부문의 시장 전문가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최근 증가세가 높은 개인사업자대출·신용대출·전세대출 등을 금리 상승기 위험 요인이라고 지목한 뒤 이에 대한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당부하면서 "하지만 금융 스스로만을 위해 이러한(리스크 관리) 능력을 발휘하면서 다른 부문에 위험을 전가하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을 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윤 원장은 "금리 상승 등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가계, 중소기업 등도 결국 우리 금융을 떠받치고 있는 축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금융회사 스스로 수준 높은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발휘해 보다 많은 위험을 적극 부담함으로써 이들과 고통을 함께하며 위험을 관리하고 극복해 나간다면 금융 부문은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 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회사들이 소위 말하는 '생산적 금융'에 소홀한 채 '쉬운 대출'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윤 원장의 발언을 두고 "금융회사들이 담보위주의 대출만 늘리고 생산적금융과 같은 쪽에 자금을 공급하는 능력이 많이 저하됐다는 지적"이라며 "위험부담없이 영업만 하는 행태는 잘못됐단 뜻"이라고 부연했다.

그밖에도 윤 원장은 ▲금융회사 외화유동성 및 외화자금시장 ▲DLS(파생결합증권) 등 금리환율 민감 금융상품 등도 시장 변동성 증가에 따라 증폭될 수 있는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이날 윤 원장은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소 확대되는 가운데 신흥국 금융불안과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가능성, 국내 경기 부진 우려 등을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북미 정상회담으로 조성된 역사적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윤 원장은 "(금융이) 우리 경제의 혈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금융감독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을 약속한다"며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간담회에는 윤 원장 외에도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 애널리스트, 외국계 은행 대표, 민간 경제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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