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수당 없는 상시적 야근 등 노동조건 열악 노사관계 균열
노조 “일방적이며 합의 없는 인사제도 변경 옳지 않아” 반발

(사진=뉴시스)
지난달 7일 60여년의 역사를 지닌 프린터 제조사 신도리코에 노동조합이 생겼다. 그러나 최근 들어 회사가 노조와의 교섭을 지연하며 지난달 29일에는 인사제도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등 노사 관계에 잡음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프린터, 복합기(MFP) 소모품 등을 제조·판매하는 신도리코는 60여 년 만에 노조가 생겼지만, 설립 한 달이 지나도록 노사 간 교섭을 지연할 뿐만 아니라 일방적으로 인사제도를 변경하는 등 노사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5일 오후 서울 성수동 신도리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사측은 일방적인 인사제도 변경을 되돌리고 성실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노조는 △연장수당 없는 상시적 야근 △외근직원에 대한 교통비·식비 미지급 △주말 교육, 업무 외 시간 회의·월례조례 같은 무료노동 관행 △불공정한 인사 시스템 등 개선사항도 요구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지난달 7일, 회사 설립 60여년 만에 무료노동 문제 개선 등을 이유로 신도리코 노동조합이 결성됐다. 이후 지난달 20일부터 노조는 지속해서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사업일정 등을 이유로 4주 후인 이달 중순에나 단체교섭을 하자며 교섭을 해태, 지연했다.

그러던 중 돌연 지난달 29일에는 정부의 52시간제 시행에 대한 방안을 포함해 인사제도를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더욱이 사측은 변경된 인사안에 대해 노동조합과의 어떠한 합의나 근로자대표와의 동의도 구하지 않는 등 절차상 문제도 보였다.

노조 관계자는 “포괄임금제 회사가 아님에도 직원들에게 야근 수당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외근직원 중에는 교통비나 식대 지원을 못 받기도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현재 신도리코는 근로자 300인 이상으로 상당한 규모의 회사가 됐다"며 "앞으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노조활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덧붙여 “다음 주 목요일(12일)에 교섭을 예정하고 있어 그 전에 실무협약을 가질 예정이다”고 전했다.

노조 측 주장에 신도리코 홍보팀 담당자는 “매년 7월 1일 기준으로 인사제도 개편을 발표해 올해에도 그랬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항변했다. 또한, “이번 인사제도 변경에서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부분은 없으며, 향후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시스템 개선을 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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