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 이도희 기자] 코스닥벤처펀드가 출시 이후 손실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하반기 코스닥 공모시장 활성화에 따라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여 향후 햅보가 주목된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개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는 지난 17일까지 한 달 동안 1.08%의 손실을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국내 증시가 얼어붙은 탓이다.

코스닥 지수는 17일까지 최근 한 달 만에 5% 넘게 빠졌다. 특히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코스닥사가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의 대 중국 주요 수출 품목은 전자부품과 석유화학제품, 산업용 전자제품, 광물성연료, 정밀화학제품 등 완제품보다 중간재 판매 비중이 높다.

코스닥 시장에서 비중이 큰 제약·바이오주가 거품논란을 일으키며 주가가 하락한 것도 코스닥벤처펀드의 손실 원인으로 꼽힌다. 같은 기간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도 5% 이상 떨어졌다.

그동안 제약·바이오업체들은 비용으로 처리해야 할 신약 연구개발(R&D) 비용을 대거 자산으로 인식하면서 회계상 비용을 줄이고 자산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올 초 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 10개사를 선정해 R&D 비용 회계 처리와 관련해 테마감리를 진행하고 있다. 무형자산 비율이 높은 바이오업체들이 촉각을 세우는 이유다.

출시된 지 이제 100일을 넘긴 상황에서 수익률을 논하기 이르며 성장성이 높은 만큼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체크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승승장구하던 코스닥벤처펀드가 최근 들어 맥이 풀린 것은 사실이다.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는 지난 4월5일 처음 출시된 이후 지난 17일까지 7781억원이 몰렸는데, 최근 한 달 동안 들어온 자금은 51억원에 그쳐 유입 속도가 둔화했다.

코스닥벤처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업계도 고민이 깊어졌다. 고수익이 기대되는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희은 KB자산운용 매니저는 "글로벌 무역 분쟁과 한국의 수출 둔화로 하반기 주식시장은 경기민감 업종보다는 내수소비재와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한중관계 개선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화장품이나 미디어 등 중국 관련주와 건강관리, 소프트웨어, 전기차 등 성장 동력이 있는 종목 비중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하반기에 코스닥 공모시장이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한다. 코스닥벤처펀드에 다시 자금 유입이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코스닥벤처펀드는 공모주의 30%를 우선 배정 받을 수 있어 IPO 시장이 활발해질수록 수익성이 높아진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상장 1호였던 카페24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볼 때 올 하반기에 성장성 높은 기업 상장이 늘어날 것"이라며 " 최근  상장심사 청구 이후 실제 승인까지 안정적으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공모시장은 (부진했던)상반기보다 양적인 측면에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코스닥 IPO 중 최대어인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해 80개 이상의 회사가 코스닥 문을 두드려 지난해 실적을 웃돌 것으로 내다본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16일 간담회에서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는 스팩을 제외하면 79개사"라며 "올해는 상장 신청 기업이 많아 80~90개가량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