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재무 업무 주로 맡은 '재무통'이자 '구조조정의 달인'... 경영 색깔 '주목'
철강업계 내우외환 위기 상황 속, 창립 50주년 맞는 책임감도 무거워
1994년 김만제 전 회장 이후 24년만 처음 비(非)서울대, 비(非)엔지니어 출신

[금융경제신문= 김다운 기자] 포스코 최정우 체제가 출범한다. 포스코는 27일 오전 9시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정우 회장을 공식 선임한다. 권오준 전 회장이 지난 4월 18일 공식 사임의사를 밝힌 후 약 100여일만에 새 선장이 항해를 공식 지휘한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달 23일 포스코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확정된 후 "영광스러우면서도 어깨가 무겁다"며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난 50년의 성공역사를 바탕으로 명실상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마음가짐과 신념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공식 취임을 앞두고 별도의 인수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실무자들을 통해 사업별 현안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5년간 포스코의 각 계열사를 두루 거친 만큼 전반적 사업구조와 현안에 대해 꿰뚫고 있다는 평가다. 

철강업계가 내우외환의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국내 1위, 글로벌 5위의 철강사를 이끌어야 할 최 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특히 1994년 김만제 전 회장 이후 24년만에 처음으로 비(非)서울대, 비(非)엔지니어 출신 회장인 최 회장에 대한 그룹 안팎의 기대가 높다. 

포스코는 올 2분기 영업이익도 1조 2523억원을 기록, 4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기는 등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철강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국내에서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문제가 곤혹스럽다. 정부는 내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앞두고 있다. 전기로를 이용해 고철을 녹이는 만큼 원가의 20%를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철강업은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미중 무역분쟁을 둘러싸고 점차 격화하고 있는 통상분쟁은 우려를 더해가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까지 수입산 철강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잠정조치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쿼터'를 적용했다. 미국 수입 규제로 대미 수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EU의 세이프가드마저 현실화되면 철강업계의 시름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룹의 100년 미래를 이끌 신사업 발굴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전임 권오준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며 비(非)철강 분야에도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에 들어가는 2차 전지 소재산업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권 회장 시절부터 이어져온 구조조정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다. 포스코는 권 회장 시절부터 수익성 강화를 위해 사업부문별로 저수익 사업은 줄이고 남은 인원과 자원은 선택과 집중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최 회장은 포스코와 핵심계열사인 포스코건설, 포스코대우, 포스코켐텍 등에서 기획과 재무 업무를 주로 맡아 '재무통'으로 불린다.

포스코 가치경영실장 시절에는 '구조조정의 달인'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최 회장이 가치경영실장을 맡았던 2015년 포스코는 국내 계열사 71개를 38개로 줄이고 해외 계열사 역시 181개에서 124개로 줄였다. 최 회장은 이 같은 계열사 다이어트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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