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대상 영문 명칭 변경 필요하다는 의견 71.4%
전 세계 나라 중 ‘Strategy’ 단어 쓰는 곳 없어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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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기획재정부가 영문명칭을 'Ministry of Economy and Finance'로 변경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정책 총괄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Strategy(계획 수립)’을 빼고 ‘Economy(경제)’ 넣었다 설명했지만, 기재부가 과거의 쓸데없는 고집을 이제야 버렸다는 말이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기재부가 영문명칭 변경을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영문 명칭의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71.4%에 이르렀고 ‘MOEF’를 선호한 비율은 49.6%로 조사됐다.

주요국 공관, 주한미상의 등 해외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81.6%가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이는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기재부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경제 부처 어디도 영문명칭에 'Strategy'를 사용하지 않아서다.

이처럼 경제 부처 명칭에 전략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다 보니 기재부 직원들은 해외 출장을 다닐 때마다 곤욕스러웠다고 한다. 외국인들이 기재부 명함을 받아도 경제 부처로 생각하지 못하고 군사첩보기관이나 정보기관에 근무하는 것으로 오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재부의 영문 명칭에 관한 우려는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고, 오랜 시간의 진통을 거친 끝에 명칭이 변경됐다.

기재부의 영문 명칭에 ‘Strategy’가 처음 들어간 것은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때다. 당시 ‘전략’이라는 단어를 넣으면 군사첩보기관처럼 보일 수 있다는 주변의 우려에도 황소고집으로 유명한 강만수 전 장관과 최중경 전 차관이 이 같은 명칭을 밀어붙였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옛 재정경제부에서 기획재정부로 변하면서 국내 금융의 기능이 금융위원회로 떨어져 나가자 기재부가 ‘경제 컨트롤타워’ 라는 사실을 재차 확인하려고 일부러 넣었다는 소문도 돌았다.

한편, 이번에 바꾼 영문은 기재부 전신인 옛 재경부의 영문 명칭 ‘Ministry of Financ& Economy’와 단어 구성은 같고 ‘Economy’와 ‘Finance’와 위치만 바꾼 것으로 10여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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