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 수입 증가속도 빨라져…법인세 가장 가파르게 증가
국내투자 부진속 경제위기감 민간부분 세부담 낮출 필요

[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계속되는 불경기 속 올해 국내 국세수입이 사상 최초로 300조원을 뛰어넘었을 뿐 아니라 조세부담률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 설비투자 부진 등 경제 곳곳에서 불안요인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세 부담이 경기 위축의 악순환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6년간 국세수입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65조4000억원이었던 국세수입은 올해 30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1~6월까지 국세 수입 누적액 157조 2000억원에 지난해 같은 기간 국세수입 진도율 52.0%를 적용해 계산한 수치다. 이번 결과가 맞는다면 역대 국세수입액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이는 5년 전인 지난 2013년에 비해 약 100조원정도 급증한 규모다.

게다가 국세수입 증가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지난 6월 누계 기준 국세수입은 15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조 3000억원이 더 걷혔다. 한경원은 연간으로도 올해가 최근 5년 내(2013~2018년) 국세수입 증가율과 증가액(37조1000억원으로 추정) 면에서 모두 최대 기록을 찍을 것 분석했다.

세목별로 살펴보면 법인세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다. 올해 세목별 수입 예상액은 법인세가 71조 7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1.2% 늘어났고, 연구원은 이러한 법인세 증가 원인으로 매출 정체 속에서의 이익(법인세비용차감전 순이익) 증가와 지난 2013년부터 대기업에 집중된 각종 세액공제감면 축소, 최저한세율 인상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소득세는 87조 8000억원으로 작년보다 16.9% 늘어났다. 부가세는 70조 5000억원으로 소폭 늘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연구원은 국세수입이 늘면서 ‘조세부담률’도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세부담률은 경상 국내총생산(GDP)에서 국세와 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GDP 증가 속도보다 세수가 빠르게 늘어날 때 상승한다. 올해 국내 경상GDP 증가율은 4.0%로 지난해(5.4%)와 비교하면 둔화될 전망이지만, 국세수입증가율은 지난해보다 4.6%포인트 증가한 14.0%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경상GDP 1799조6000억원, 국세수입액 302조5000억원, 지방세 85조60000억원으로 추정되며 조세부담률을 계산하면 지난해보다 1.6%포인트 늘어난 21.6%에 이른다.

또 연구원은 빗나간 세수 추계로 인해 올해 세수오차율은 12.5%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에는 지난해(23조1000억원) 규모를 웃도는 33조5000억원이 더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최근 기업의 설비투자가 4개월 연속 하락하고, 민간소비가 둔화되는 등 국내 경제의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며 “일자리 상황이 악화되고, 하반기 내수 위축 등의 우려가 있는 만큼 민간부문의 세 부담을 낮춰 소비 활성화, 투자 여력 확충을 통한 경기 활력 제고가 시급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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