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남북경협 로드맵에 ‘촉각’…북 관련 전문가 영입, 상품준비도 '착착'
KB국민, 이산가족 특화 신탁 출시…NH농협, 통일기금 적립상품 검토
신한은행, 전략기획부 산하에 남북금융경협랩(LAB) 설치, 경협 지원방안 모색
우리은행, SOC 사업 참여쪽에 관심....하나은행, 말 아끼며 정중동 행보

 

[금융경제신문= 정순애 기자] 최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의 평양 방문이 금융계 화제가 됐다. 8월 17일-19일 2박3일간 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 후원사 자격으로 평양에 다녀온 것이다, 하나금융측은 순수한 스포츠 행사 참관이라고 설명했지만 연이은 남북정상회담 등에 따른 남북간 경제협력 각종 시나리오가 나오는 마당에 하나금융의 행보는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처럼 남북간 화해무드를 타고 시중 은행들이 북한 시장을 주시 중이다. 북한경제금융 관련 전문가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그것이다. 이어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북한 관련 상품출시와 경협 방안 연구에 속속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북한관련 첫 금융상품을 내놓았다. KB국민은행은 19일과 23일 이산가족 상봉단 사전집결지에 임시환전소를 운영한 데 이어 이산가족 특화형 '북녘가족애() 신탁'을 출시했다.이 신탁상품은 이산가족 고객이 미리 은행에 자금을 맡겨두면 사후에 북한 가족에 편지와 함께 상속자금을 전달하는 상품이다.

 다만 이 상품은 유엔의 대북제재가 해제된 뒤에야 빛을 볼 수 있다. 고객이 사망 후 10년이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남북 자금 이동이 어려운 상황이면 고객이 사전에 지정한 남한 가족이나 통일 단체에 해당 금액을 전달하도록 했다.

또 KB금융지주는 KB금융경영연구소 산하에 북한연구센터를 설치한 뒤 최근 외부 자문위원들도 위촉했다.

NH농협은행은 통일기금 적립을 위한 상품출시를 검토 중이다. 현재 은행 내부에 자체적으로 남북금융협력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남북 경협에 대비 중이며 향후에는 금강산 지점 재개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신한은행은 당장 북한과 연관된 상품을 내놓기보다는 경협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4일 본점 전략기획부 산하에 남북금융경협랩(LAB)을 설치했고 통일에 도래할 경우 금융 분야에서 어떻게 나서야 할지 전략을 연구 중이다. 금융상품 출시보다는 리서치, 대북지원, 경협 관련 재단 참여, 포럼·세미나 참여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본격적으로 경협이 시작되는 시점에 여러 가지 퍼포먼스를 계획하고 있다.

과거 개성공단에 지점을 냈던 우리은행의 북한 관심도 적극적이다. KB국민은행과 마찬가지로 이번 이산가족 상봉단 사전집결지인 속초에 임시환전소를 설치했다.

현재 준비 중인 북한 관련 상품은 없지만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 자금조달 주관이나 학교 건립 등 사회공헌을 통해 북한 금융시장에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아 구상단계에 머무르고 있다""상품출시보다는 사회공헌 쪽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태하나금융 회장 등이 평양을 방문했던 KEB하나은행은 북한에 대한 관심과 함께 여러 가지 향후 계획을 준비중이지만 북한 관련 상품출시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남북경협 추진 속도와 행보에 따른 북한 진출 등 금융시장 선점을 위한 금융지주. 은행간 물밑 움직임이 치열하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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