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이도희 기자] 미국과 멕시코 NAFTA 개정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분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멕시코가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개정에 합의했다. 주요 합의 내용은 총 6가지이다. 첫째, 역내 생산된 부품 75% 이상 포함만 면세를 적용한다. 둘째, 지적재산권을 보호한다. 셋째, 최소 40~45%는 최저시급 16달러 이상 노동자에 의해 생산돼야 한다. 넷째, 일몰조항을 도입한다. 다섯째, 농산물은 무관세로 한다. 여섯째, 투자자와 국가 간 소송 (ISDS)은 에너지와 통신분야에만 적용한다.

따라서 NAFTA의 최종 합의를 위해서는 캐나다가 이번 합의에 최종적으로 합의하는 일만이 남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동원하면 당장이라도 합의를 이끌 수 있다며 캐나다를 압박하고 나섰다. 여타 국가들과의 무역협상에서도 미국 우위의 협상안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분쟁 전략은 '선택과 집중'일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합의한 멕시코뿐만 아니라 유럽, 한국, 일본 등 자동차 산업과 연계된 협정은 불확실성을 키우기보다는 봉합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다만 중국과는 '중국 제조 2025'를 두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감세와 인프라 투자 중심의 재정확대 정책으로 내수 경기의 개선을 도모하고 있고, 미국은 중국의 보복관세로 수출에 타격을 받은 대두 농가에 직접적으로 36억 달러를 지원하면서 단기적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미중 간의 차관급 실무 협의 역시 괄목할 만한 결과를 도출하진 못했지만 이후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하를 제한하는 경기대응요소(counter cyclical factor)를 위안화 산정모델에 재도입했다는 점에서 일말의 대화의지는 상존한다고 판단된다.

지난 8월 15일 이후 달러화의 강세압력이 완화되고 있는데, 최근 달러의 조정은 세 가지에 근거한다. 첫째는 8월 21일 미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상 경계발언' (달러 지수 전일 대비 0.6% 하락), 둘째 8월 23~25일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연준의장의 연설의 비둘기파적 해석 (전일 대비 0.3% 하락), 마지막으로 27일 중국 외환교역센터 (CFET)에서 경기대응요소를 고시환율에 재도입한다고 밝힌 점 등이다. 여기에 미국과 멕시코의 NAFTA 재협상 타결은 무역분쟁에 대한 불확실성을 경감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와 관련해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화 조정을 달러의 약세 전환으로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단기 및 중기로 달러 강세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근거는 유로와 영국 등의 정치적 불안, 미중 무역분쟁 지속, 미국의 점진적 금리인상에 따른 금리차 확대 등"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유로와 영국의 Brexit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탈리아 금리 급등에 따른 유로 시장 불안, 9월 초 예상되는 미국의 2천억 달러 중국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 등은 여전히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문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위안화 고시환율에 대한 경기대응요소 재도입은 위안화 강세 유도보다 약세압력을 완화시키는 수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NAFTA 협상 체결로 오히려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무역압박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중 무역분쟁에서 상당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달러 강세를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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