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당시 10개월 연속 감소 이어 가장 오랜 기간 감소세 지속
경기 반영 동행지수도 5개월 연속 내리막…경기 하락지속 우려

[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9월 설비투자가 6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불황의 그림자가 엄습하는 모습이다. 경기를 반영하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전달과 비교해 하락세를 기록했다. 다만 자동차 부문의 호조 등으로 전체 산업생산은 소폭 증가했으며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3년여 만에 최고치 나타냈다.

2일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4% 감소했다. 지난 2월(1.2%)까지만 해도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3월 -7.6%로 마이너스로 전환한 뒤 4월 -2.5%, 5월 -2.8%, 6월 -7.1%, 7월 -0.3% 등을 기록했다. 이번의 6개월 연속 투자 감소는 20여년 전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9월부터 1998년 8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한 이래 가장 장기간의 투자 감소다.

이 같은 투자 감소는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증설이 대규모로 진행되다가 3~4월부터 마무리되면서 설비투자가 둔화세에 접어든 것으로, 8월에도 반도체 제조용기계와 같은 특수산업용기계 투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8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 투자는 전월 대비 3.8% 감소했으며, 그나마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4.6% 증가해 전체적인 투자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건설기성은 전월 대비 1.3% 줄었으며 건축(-1.7%)과 토목(-0.1%) 모두 공사 실적이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투자 부진에도 불구 8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0.6%를 기록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로, 전월에 비해 1.4% 증가한 광공업 생산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 4월 3.3%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특히 자동차 생산이 21.8% 늘었고, 고무·플라스틱도 5.1% 증가했다. 자동차는 북미·중동 수출 개선과 주요 업체들의 임금협상이 조기에 마무리돼 2013년 8월 24.1% 이후 가장 많이 늘었으며, 고무·플라스틱은 운송장비용 플라스틱제품의 국내 수요가 확대돼 생산량이 커졌다.

반도체 생산은 전월에 비해 6.2%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생산부진보다는 재고 소진을 위한 생산조정의 성격으로 보인다고 통계청은 해석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보다 2.5%포인트 상승한 75.7%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9월의 76.8%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자동차와 고무·플라스틱 생산이 호조와 부진 업종의 구조조정이 이뤄진 영향으로 보인다.

한편 내수 부문은 정체상태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1% 증가에 그쳤다. 보건·사회복지의 5.7% 성장에도 불구 정보통신 1.5%, 교육 1.6% 성장에 그쳤고, 숙박·음식점업(-1.3%)과 도소매업(-0.2%)은 감소했다.

7월까지 두 달 연속 증가했던 소매판매는 8월에는 전월과 같은 수준에 그쳐 조정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음식료품과 화장품을 포함한 비내구재가 전월 대비 0.3% 줄었고,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는 1.8% 감소했으며, 통신기기와 컴퓨터 등 내구재 판매만 2.5% 증가했다.

한편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98.9를 기록해 2009년 9월의 98.9 이후 가장 낮았다. 통상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하락하거나 상승하면 경기가 전환됐다고 판단하는데 현재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4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했다.

고용지표와 수입지표 부진에 건설지표까지 좋지 않아 동행지수가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 대비 0.4포인트 떨어졌다. 2016년 2월 -0.4포인트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으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6월부터 3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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