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반 신성장동력 발굴 포부

인슈어테크 등 디지털 신사업 순항

■ 교보생명/신창재 회장

지난 1월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혁신’을 화두로 제시하며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新성장 동력 발굴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끊임없이 도전하는 혁신문화를 구축하고 고객기반 확대와 채널의 전문성 향상 등 보험업에 당면한 문제의식이 신년사에 그대로 반영됐었다. 여기에 오는 2021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IFRS17의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재무건전성 제도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신년사를 발표한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9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신창재 회장의 목표는 일부 부침은 있었으나 대체로 목표한 바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교보생명은 ‘디지털 신 사업팀’을 신설하고 블록체인·인슈어테크·빅데이터 등 다양한 신 사업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 역점을 뒀던 디지털 혁신 차원으로 정부가 주관하는 ‘사물인터넷 활성화 기반조성 블록체인 시범사업’에 선정돼 ‘보험금 자동청구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인데 반응이 예상보다 좋다는 것이 포인트다.

그동안 매번 보험금을 받기 위해 진료 후 병원비를 수납하고 각종 증빙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따로 제출했으나 이 서비스를 도입하면 진료 후 별도로 병원을 방문해 복잡한 청구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간편한 인증만으로도 보험금 지급까지 한 번에 이뤄져 편리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수도권 3개 병원에서만 시범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진행하고 있지만 반응 때문에 앞으로 안정화 단계를 거쳐 전체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늘릴 예정이다.

또 업계 처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가족보장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타 보험사 계약정보를 개인정보 유출 걱정 없이 불러와 한 번에 보험 컨설팅을 가능하게 만들어 과대보험설계를 줄여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카카오페이를 통해 보험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하게 만들고, 빅데이터 활용 역량을 강화할 목적으로 빅데이터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등 디지털과 채널 역량 강화, 신 성장 동력 발굴 등 복합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교보생명은 IFRS17과 K-ICS의 준비를 위해 자본 확충을 목적으로 지난 달 24일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IPO 업무를 추진하기 위한 주관사 선정을 끝내며 어느 정도 재무건전성 재무 변화에 대한 준비도 끝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다. 올해 생명보험업계가 지속적인 영업부진과 이익 감소에 따라 새로울 게 없는 변화만 계속 된다면 앞으로 생보사들이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이 나오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다만 교보생명은 신년사를 토대로 꾸준히 목표를 달성해 나갔듯이 새로운 환경 앞에 어떤 혁신을 더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2018년 '지속성장 원년' 의지 피력

헬스케어 답보 불구 블록체인 성과

■ 한화생명/차남규 부회장

지난 8월 한화생명에서 공시한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1%가 감소한 2478억원을 기록했고 상반기 운용자산 이익률도 전년 동기 대비 0.34%가 감소한 3.67%를 기록하며 업계 평균인 3.7%와 비교해 조금 못 미치는 성적을 보여줬다.

이에 한화생명 관계자가 말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작년 해외 부동산 매각에 따른 기저효과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저금리 기조에 따른 손실을 꼽았지만 속내는 더 이상 고객들이 기존의 생명보험 상품에 매력을 느끼지도 못하고 인구 감소에 따라 고객수도 감소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의식한 듯 올해 한화생명 차남규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매년 반복하며 강조하는 보험 본연의 기능을 이야기하면서도 디지털 플랫폼과 헬스케어서비스, 인슈어테크 등 급변하는 상황을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차 부회장은 현재 보험업계의 위기를 오히려 시장지배력 확대의 기회로 활용해 2018년을 지속성장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신년사를 기준으로 놓고 보자면 차 부회장의 올해 성과는 썩 좋은 것만은 아니다. 또 헬스케어 서비스 확대가 보험업계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강조했지만 한화생명은 올해 헬스케어 관련해 딱히 내세울만한 상품도 없었다.

다만 새로운 환경변화를 말하며 선제적으로 다가가라고 했던 인슈어테크나 블록체인에 대한 개발을 놓고 보면 내용이 달라진다.

한화생명은 올해 드림플러스 서초사옥을 새로 열고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더 강화하고 있다. 보통 회사 내 부서를 새롭게 만들어 자체적으로 실행하는 것과 달리 한화생명은 스타트업 기업들을 지원하며 상생을 선택한 점은 여러모로 유의미하다.

실제 블록체인 전문기업인 ‘액트로 테크놀로지스’는 한화금융 계열사들이 합심해 업그라운드를 론칭해 리서치 컨설팅과 블록체인 경제구조 설계, 교육인프라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인슈어테크의 일환으로 지문·홍채를 이용한 바이오 인증서비스를 만들고 한번 인증만 끝내면 공인인증서 없이도 보험 내용과 중도인출 업무 등 손쉽게 처리할 수 있어 반응도 뜨겁다는 후문이다.

한편 한화생명은 국내 보험시장 포화로 적극적 해외 진출을 강조해왔다. 대표적으로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경우 지난 2009년 처음 진출한 뒤 재작년인 2016년 처음 흑자전환 한 뒤 올해 상반기까지 흑자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올해 한화생명은 갈수록 영업환경이 나빠지는 환경에서 중대한 성장성 기로에 서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업 규모가 커서 쉽게 뭔가를 시도하거나 할 만 한 시스템은 아니라고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차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했듯이 위기를 시장지배 확대의 기회로 삼자고 했듯이 한화생명 신기술과 과감한 도전이 앞으로 남은 시간 보험업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관심이 집중된다.


GA 채널 강화 통해 매출 확대 야심

GA 2% 부족…'상품개발' 등은 성과

■ 삼성화재/최영무 사장

올해 초 삼성화재는 삼성의 대대적인 사장단 인사로 최영무 사장을 내정한 바 있다. 최 사장은 삼성화재 전신인 안국화재 공채 출신으로 회사 내 자산운용을 제외한 모든 부서를 거친 베테랑이다. 덕분에 삼성화재가 당면한 문제를 풀기에는 가장 적합한 인사로 꼽혔다.

이 때문인지 그동안 소속 설계사 중심의 보수적 영업 기조에서 독립보험대리점(GA) 채널 강화를 통해 전체 매출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신년 목표를 잡았다. 그동안 경쟁사들이 서서히 GA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였지만 삼성화재는 겨우 10% 안팎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또한 전임 안민수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수익성이 좋은 장기 보장성 보험 비중을 높여 건실한 성장을 이어나가고, 신성장 동력 발굴 및 신기술 위주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이는 보험업계가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장성 보험을 늘려야 하는 상황과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했던 탓이다.

이처럼 연초에 세운 경영계획과는 달리 실적 면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익을 빼면 전년 동기 대비 1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역점으로 내세운 GA채널을 통해 20%에 매출을 채우겠다는 계획도 상반기 내 15.9%를 기록하며 업계 1위인 메리츠 화재와 비교해 25%정도 차이가 나 연내 20% 달성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다만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부분에 있어 어느 정도 실현 성공 가능성도 엿보였다. 일례로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를 계열사로 있는 삼성전자와 연계해 제공하면서 고객들 반응이 뜨겁다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6월 출시한 건강 증진 서비스 ‘애니핏’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삼성헬스와 삼성화재를 애니핏과 연동시켜 걷기, 달리기, 등산 등 목표치 운동을 끝마치면 포인트를 제공받고 이를 통해 물건을 살 수도 있어 동기 부여가 가능하다.

또 이 서비스를 응용해 만들어진 당뇨병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이 헬스노트’는 지속적 혈당체크와 식사, 운동 등을 헬스노트에 기입하면 이를 확인해주며 직접 연계된 병원에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맞춤상담 서비스를 해 당뇨병 환자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는 앱을 통해 생활습관 교정이 됐다며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벽은 많아 보인다. 특히 2분기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80.5%로 전 분기 대비 소폭 개선됐으나 올 여름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3분기엔 다시 손해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정비수가 인상 등 복합적인 현상까지 계속 더해질 것으로 보여 보험료를 인상 카드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반대가 커 삼성화재 입장에선 고심이 크다.

다행히 GA채널 전략 변경에 맞춰 M/S 비율 상승세는 느리지만 지난 2012년 이후 정체 된 보장성 인보험의 성장 전환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긍정적이다. 최근 금융위에서 GA채널에 대한 시책을 규제해야 한다는 논의가 오가고 있고 삼성화재의 지속적인 신상품 출시 및 브랜드 강점을 기반으로 다시 한 번 반등할 기회를 기대해도 좋을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건전성·정교한 리스크관리 목표

어려운 상황 불구 리스크관리 성공적

■ 현대해상/이철영 부회장

현대해상 이철영 부회장이 밝힌 올해 신년사는 수익 중심 경영, 영업 경쟁 우위 확보, 경영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 등 기본적인 강조사항에 더해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염두에 둔 자산 건전성과 정교한 리스크 관리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미래 환경 변화로 전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대체적으로 보험업계 당면한 기본적 핵심과 이룰 수 있는 목표치만 제시해 짧고 굵은 느낌을 내기 충분했다.

이제 2018년도 3개월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현대해상이 신년에 말했던 목표치는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 살펴본다면 어려운 업계 상황에서도 나름 리스크 관리로 실적부분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나머지 목표했던 점은 달성하거나 채워나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손해보험업계도 생명보험업계와 마찬가지로 포화돼 가는 시장 상황에서 자동차 보험 손해율 상승과 더불어 IFRS17 도입으로 업계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는 와중에 현대해상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506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인 1375억원을 상회하며 선방을 했다. 특히 운용자산 증가와 투자이익률 방어로 투자영업이익이 견조하게 성장해 손해율을 상쇄한 게 컸다.

무엇보다 CM채널의 성장이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기존 설계사 중심 오프라인 방식보다 저렴한 보험료와 간편함·고객친화서비스를 중심으로 CM채널 원수보험료 2위를 지키던 KB손보를 끌어내리고 현대해상이 그 자리로 치고 올라가기도 했다.

여기에 작년부터 골머리를 앓던 IFRS17을 대비하기 위한 자본 확충을 위한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해소되면서 걱정 일부 덜게 됐다.

과정에서 보면 지난 5월 해외에서 발행하기로 했지만 급변하는 해외 금리 흐름이 이사회 고민으로 미뤄져 자본 확충의 불확실성이 올라가기도 했으나 결국 지난 8월 말 국내에서 5000억원대 30년 만기로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덕분에 RBC 비율로 보면 올해 2분기 기준 182.3%에서 21.6%가 오른 204%대로 유지하게 돼 당분간 자본 확충에 대한 염려는 내려놨다는 평가다. 앞으로 꾸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이를 유지하는 쪽으로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자율주행차, 전기자동차, 퍼스널 모빌리티 등 미래 산업에 맞춘 보험서비스들을 개발과 상품 출시에서도 앞장섰다. 다만 보험 상품이 시장에 선제적으로 나온 점과는 달리 아직 법안들이 과거에 머무르고 있어 보장이 잘 이뤄지지 않는 한계가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처럼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상황 속에서도 양호한 리스크 관리 및 선제적인 보험 상품 개발은 현대해상의 강점으로 자리하게 됐다. 작은 변화라 생각할 수 있으나 보수적인 보험업계의 흐름을 감안한다면 생각보다 큰 진전으로 보여 내년에 들려줄 신년사도 기대해 볼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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