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잠식 비판 받는 대형마트·백화점 마케팅 비용 매년 증가세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으로부터 거둔 수수료 수입의 상당 부분을 마케팅 비용 명목으로 되돌려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제살 깎기’라는 비판이 일어났다.

11일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주요업종의 가맹점별 수수료 및 마케팅 비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카드사들이 사용한 총 마케팅 비용은 14조6592억4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형가맹점에 제공한 마케팅 비용은 총 2조8949억원7900만원에 이르렀다.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에서 받은 가맹점수수료는 2016년 1조4806억원, 2017년 1조6770억원, 2018년 상반기 8477억원으로 총 4조53억7500만원으로 조사됐다.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으로부터 거둔 수수료 수입의 상당 부분을 마케팅 비용 명목으로 되돌려준 셈이다.

심지어 카드사들은 일부 업종에서 상당한 적자를 보면서까지 마케팅 비용을 제공했다. 이러한 이유로 카드사들의 ‘제살 깎기’식 경쟁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특히 카드사들은 지난해 KT에서 1168억800만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렸으나 마케팅 비용으로는 1364억8800만원을 사용했다. LG유플러스는 같은 해 수수료 수입이 957억원6600만원 이었지만, 마케팅 비용은 이보다 143% 높은 1374억4600만원 수준이었다.

결국 일부 통신사에 제공하는 마케팅 비용과 수수료 수입의 상관 관계도에 문제가 있으며 결제액이 많을수록 카드사가 적자를 보게 되는 구조였다.

골목상권을 잠식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제공하는 마케팅 비용도 △2016년 3693억2700만원 △2017년 4035억9100만원 △2018년 상반기 2124억5000만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이어갔다.

성일종 의원은 “카드사들이 출혈 경쟁을 하며 재벌계 대기업들에 마케팅 비용 퍼주기를 하는 것은 부적절한 행태”라며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에 대한 소득공제 수준을 대폭 확대하도록 금융당국은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 의원은 “카드사들은 지속적인 정부의 압박으로 지난 10년간 11차례나 수수료를 인하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카드사의 수익성 다양화를 위한 규제 완화를 적극 펼침으로써 산업 전반의 파이를 키우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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