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법 개정…삼성생명, 삼성전자 주식 16조원어치 매각해야
오너일가 경영권 위험 가능성에 블랙록 등 해외 큰손 'SOS' 관측

[FE금융경제신문=김다운 기자]보험업법 개편으로 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는 삼성이 해외자본의 힘을 빌릴 가능성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정부가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압박하고 있는 핵심은 보험업법 개정으로 삼성생명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7.92%의 매각이다. 이른바 ‘3%룰’로 무려 16조원어치를 매각해야할 처지에 놓여있다.

만약 삼성생명이 지분을 모두 정리할 경우 이재용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삼성전자 지분은 19.78%에서 11%대로 크게 떨어져 경영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은 이 지분을 모두 매입할 여력이 없고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로 매입해도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경영권 안정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기에 국민연금 등에 매각했다가 ‘연금 사회주의’의 칼날이 날아들 경우 겉잡을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라는 것.

이에 삼성 측은 대안으로 한국 정부의 입김이 통하지 않는 외국의 큰손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 대상은 예전부터 3대주주로 삼성전자 주식 5.17%를 보유한 미국의 더 캐피털 그룹과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로 4조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블랙록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블랙록은 이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최대 주주에 SK하이닉스와 LG전자 지분도 5%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삼성 측의 믿음을 사고 있다고 한다.

다만 삼성 측의 우려는 이들 내부의 로스 컷(손절매) 규정으로 매입가 대비 30% 이상 주가가 하락할 경우 자동으로 주식을 매각할 경우다. 실제 삼성은 2000년대 초반 더 캐피탈 그룹이 로스 컷 규정 때문에 삼성전자 주식 3%를 순식간에 팔아버린 악몽을 갖고 있다. 즉 이들 펀드가 진짜 어려울 때 백기사가 아닌 반란군으로 돌변할 가능성에 안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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