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지가 시세 절반에도 못미쳐…시세 현실화로 공시가격 불평등 해소 필요성

[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수천억원대의 업무·상업용 빌딩의 공시지가가 시세의 절반에도 못미쳐 현실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동영(국토교통위·민주평화당) 의원이 경실련과 함께 지난해 1월 이후 매매된 서울의 1000억원 이상 대형 빌딩의 실거래가와 공시가격을 비교한 결과, 공시가격이 실거래가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의원은 2000억원 이상 거래된 건물 중 시가표준액이 조회되지 않는 건물을 제외하고 비교가 가능한 매각액 상위 10개만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들의 매각총액은 4조1363억원이고 공시가격 기준은 1조8567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은 44.9%에 불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업무용 빌딩은 종로와 중구 강남구에 집중돼 있었으며, 가장 비싸게 팔린 건물은 부영이 매입한 하나은행 을지로 사옥으로 8900억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공시가격은 4400억원에 불과했다. 두 번째로 비싸게 팔린 수표동 시그니처타워 역시 매각액 7260억원에 비해 공시가격은 3300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이 46%에 불과했다. 더케이트윈타워는 한술 더떠 매매가격은 7132억원이었으나 공시가격은 1778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이 25%로 가장 낮았다.

한편 반영률이 가장 높았던 건물은 을지로 삼성화재 본관으로 실거래가 4380억원에 공시가격 2767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은 63%였다.

정동영 의원은 “대형건물의 공시가격 현실화 비율은 현재 보유세 강화의 대상이 되고 있는 아파트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고가 단독주택과 마찬가지로 대형빌딩 역시 거래가 흔치 않다는 이유로 공시가격이 시세와 동떨어져 50% 이하로 책정되고 있다. 강남아파트 등 고가아파트에 대한 보유세 강화와 더불어 공시가격의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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