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브랜드 ‘더 플래티넘’ 통합…기존 ‘예가’ 옛스런 이미지 독
세련된 이미지 강조 분양시장 큰손 등장 3040세대에 어필 기대

[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쌍용건설이 17일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주거 브랜드를 ‘더 플래티넘’으로 통합한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기존의 ‘예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해 젊은층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쌍용건설은 지난 2002년부터 프리미엄 브랜드 ‘쌍용 스윗닷홈 예가’를 도입해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해왔다. 예가(藝家)는 ‘장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집’이라는 뜻으로 2000년대 주거 고급화 전략을 강조한 브랜드 트랜드와 잘 들어맞았다.

하지만 예가 브랜드 16년이 지난 현재는 달라진 세태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그동안 예가 브랜드를 통해 단지 내에 연못가나 정자 등 전통미를 강조한 커뮤니티 시설을 도입해 주목받아 왔으나, 이 같은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됐다는 평가다.

쌍용건설은 예가 브랜드만으로는 최근 분양시장의 기대주인 30·40세대를 공략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쌍용건설 김동욱 주택사업팀 상무는 “예가의 디자인이 한자어로 돼 있어 소비자들이 어렵게 느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제 쌍용건설은 광주 등 일부 지방 분양시장을 제외하면 브랜드 선호도면에서 고전해왔으며, 지난해 한 부동산 리서치 회사의 ‘2017년 아파트 브랜드파워’에서 18위에 그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김 상무는 새롭게 통합한 플래티넘에 대해 “어설픈 조어보다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언어로 승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브랜드 선정 배경에 대해 밝혔다.

쌍용건설은 지난 2000년부터 최고급 주상복합 브랜드로 사용해온 플래티넘은 최고의 귀금속인 ‘백금’이란 의미와 함께 100만장 이상 팔린 플래티넘 음반이나 플래티넘 카드 등 최고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상징하기도 한다.

‘플래티넘’이라는 쉽고 부르기 편한 브랜드를 특허·상표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다른 브랜드를 찾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게 김 상무의 전언이다.

김 상무는 “새 브랜드 도입도 검토해봤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의 애플사와 같은 자연어가 뇌리에 더 남는다”면서 “우리 브랜드를 보다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결정”이라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이번 새 브랜드 통합을 통해 주택 명가 재건에 나선다는 다짐이다.

쌍용건설은 지난 1993년 쌍용아파트에 업계 최초로 ‘아내 같은 아파트’라는 수식어로 아파트 브랜드 전략의 새 지평을 열었으며, 2000년대 초반 유비쿼터스(시간·장소에 상관없이 네트워크망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 열풍속에 첨단 아파트 이미지 가진 ‘스윗닷홈’을 2000년 도입해 주택시장에서 꾸준한 성과를 올려왔다. 2006년부터는 ‘예가’로 브랜드를 바꿔 고급화 전략을 추구해 왔다.

하지만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2012년 6월 ‘울산화봉지구 쌍용 예가’ 이후 2016년 9월까지 4년3개월간 신규 분양을 단 한 건도 하지 못하는 시련을 겪었으며, 이후 2015년 1월 글로벌 국부펀드 두바이투자청(ICD)에 인수되면서 주택시장에서 조금씩 힘을내는 분위기지만, 최근 3년간 분양물량은 1000가구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에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전년(22위)에서 8계단 하락한 30위에 그치는 등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쌍용건설은 주택 브랜드 통합 런칭을 계기로 서울, 수도권과 지방 주요도시 등을 중심으로 민간 분양사업도 더욱 확대해 건설명가 재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존 주택 브랜드 예가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광주 등 지방을 중심으로 예가 브랜드의 선호도가 높아 일부 병행해서 사용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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