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등 완성차업계 3분기 충격적 부진
부품납품 협력사 줄줄이 적자에 문닫을판

[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국내 완성차 생산이 급격히 줄어드는 가운데 부품업체들이 존폐의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 1위 현대자동차는 물론 기아자동차와 쌍용차 등도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보인 가운데 이들에게 부품을 납품하는 1·2·3차 협력사들의 고통은 더 커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2889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76% 급감했다. 기아차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1173억원에 불과했고, 쌍용자동차는 3분기 2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국GM과 르노삼성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완성차 업체들의 부진은 고스란히 부품업체로 이어졌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아닌 외부감사 대상 자동차 부품사 100곳 중 31곳은 올 상반기 영업적자를 냈다. 조사대상 기업 중 지난해 상반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한 기업이 21곳에 달했고, 2년 연속 상반기 적자를 기록한 11곳 중 6곳은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업계에선 “완성차가 재채기를 하면, 협력사들은 폐렴에 걸린다”는 속설을 들며 현재 국내 부품사의 심각한 위기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외감대상 부품사들이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2·3·4차 협력사들의 생존위기는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6월에는 현대차 1차 협력사 ‘리한’의 워크아웃에 업계는 경악했다. 300여곳에 이르는 현대차 1차 협력사 중 워크아웃 신청은 전례가 없었기 때문. 뒤를 이어 중견기업 다이나맥의 회생절차 신청, 금문산업·이원솔루텍 등 굵직한 부품사들의 법정관리 등이 잇따랐다.

완성차 생태계의 위기에 부품업체들이 몰려있는 울산·부산·대구, 군산, 부평 등의 지역경제까지 패닉 상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울산지역 국가산업단지의 50인 미만 사업체 가동률은 2014년 80.3%에서 지난해 52.0%로 하락했다. 이들 기업들은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액은 3.8%, 영업이익은 49.2% 크게 줄었다. 이에 영향을 받아 울산지역의 부동산 주택매매가는 83주 연속 하락했고 거래량도 40~50%가량 감소했다.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20%대에 이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은 전후방 파급효과와 함께 엄청나게 큰 일자리까지 달려있다”며 “글로벌 무역전쟁과 수입차들의 국내시장 잠식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자동차 업계 잘못될 경우 한국경제 자체를 뒤흔들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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