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실적 전망치 축소 연중 계속... 내년 실적 기대도 '빨간불'
실적 전망치 더욱 낮아질 가능성 높고 반등 요인도 찾기 힘들어

[FE금융경제신문= 이도희 기자] 코스피 상장사의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181곳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전일 현재 196조6781억원으로 작년 말(210조2366억원)을 100%로 봤을 때 93.55% 수준으로 6.45% 줄었다.

특히 이들 상장사 실적 전망치 축소는 연중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준으로 지난 1분기 말 96.09%, 2분기 말 95.96%, 3분기 말 94.68% 수준으로 집계됐다.

내년 실적 기대도 올해처럼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 30일 현재 이들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207조8966억원으로 작년 말에 제시된 220조8969억원의 94.11%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1분기 말 98.08%, 2분기 말 98.71%, 3분기 말 96.68%로 조사, 지속 감소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갈등 장기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축소, 국내외 경기 회복세 둔화, 수출 증가율 감소,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등 다양한 요인이 겹치면서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은 물론 반등할 요인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하반기 것까지 다 까봐야 알겠지만 일본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한국, 미국, 유로존 등 대부분 국가의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내려간 상황에서 올해보다 내년 실적에 대한 우려가 더 높다"라며 "여기에 미중 간 무역갈등의 결과가 본격적으로 내년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이고, 미국뿐 아니라 이제는 여러 선진국과 신흥국이 금리 인상에 돌입하려는 분위기"라며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돈줄을 조이게 되면 글로벌 투자 수요가 줄게 될 것이고 수출 기업 위주인 한국에는 불리하다"라고 진단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작년에는 실적 추정치 곡선이 상향세를 나타낸 것과 달리 올해는 가파르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하향되고 있다"며 "미중 무역갈등의 악영향이 올 4분기 수치부터 본격 가시화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4분기 경제지표와 실적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렇게 실적이 하향 조정된 수준에 비해 증시 낙폭이 과도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전일 코스피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6거래일 만에 위로 방향을 틀었지만, 장중에는 1985.95까지 저점을 낮추며 연중 최저치를 6거래일 연속 경신했다. 지난 29일에는 22개월 만에 2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하향 조정되긴 했으나 이를 증시가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패닉 상태에서 돈을 빼고 있고 코스피는 금융위기 이후 밸류에이션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라고 풀이하고 "증시가 급락하는 것은 대내외 구조적 요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국내 성장성 있는 기업이나 업종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나마 올 초 바이오 산업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저력이 부족한 것은 물론 회계부정 이슈까지 겹쳐 증시를 끌어올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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