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야 한다’는 국민 절반 미만 그쳐, 여성 결혼에 더 부정적
‘동거’ 긍정 인식 절반 넘어…‘비혼 커플 자녀’ 용인도 지속 증가

[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최근 비혼족이 늘고 있는 가운데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옅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국민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에 못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6일 통계청의 ‘2018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2008년 68.0%에서 지속적으로 줄어 올해는 48.1%까지 떨어졌다. 60세 이상 71.2%, 50~59세 55.7%, 40~49세 41.9%, 30~39세 36.2%, 20~29세 33.5%, 13~19세 28.4%로 연령이 낮을수록 결혼을 해야 한다는 비율이 낮아졌다.

남성(52.8%)보다 여성(43.5%)이 결혼에 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대로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 ‘하지 말아야 한다’에 응답한 비율은 여성(50.8%, 3.8%)이 남성(42.3%, 2.2%)보다 모두 높았다. 특히 미혼 여성 경우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7.2%로 3.6%에 그친 미혼 남성의 2배에 달했다.

아울러 동거에 대한 인식은 점차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세 이상 인구 중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56.4%로 2010년 40.5%, 2012년 45.9%, 2014년 46.6%, 2016년 48.0% 등 지속 증가해왔으며, 올해는 8.4%포인트나 증가하며 통계를 작성 이래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남성이 동거에 더 적극적이어서 58.9%가 이런 답변을 내놓았고, 여성도 53.9%가 이런 의견을 보였다.

동거에 대한 긍정적 의견 확대는 결혼하지 않고 낳은 자식에 대한 거부감 감소로 이어져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 역시 늘어났다. 비록 동거에 대한 긍정적 비율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30.3%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답변했는데, 이 비율 역시 2010년 20.6%, 2012년 22.4%, 2014년 22.5%, 2016년 24.2%로 꾸준히 늘고 있다.

결혼 생활에서 가족 간 관계보다 당사자를 중시하는 비율 역시 늘어나 ‘결혼 생활은 당사자보다 가족 간 관계가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에 반대하는 비율이 51.5%로 지난 2012년 50.5%를 기록한 후 6년 만에 다시 50%를 넘어섰다.

가사 분담에 대한 인식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지난 2016년 50%를 넘어선 이후 올해는 59.1%까지 올랐으며, ‘부인이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8.4%로 낮아졌다. 다만 가사 분담 실태는 현실은 여전히 부인이 주도하는 경우가 80%에 육박했으며,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남편이 20.2%, 부인이 19.5%로 조사됐다.

한편 국민 대다수는 결혼식 비용이나 의식 절차 등을 포함한 결혼식 문화를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타나났다. 결혼식이 ‘과도한 편’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2년 전(75.4%)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절반을 훨씬 웃도는 70.6%를 기록했다.

결혼식 문화가 과도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높아 월평균 가구 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경우 ‘과도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7.4%에 달했으며, 500만~600만원 미만이 72.0%, 400만~500만원 미만이 72.5%, 300만~400만원 미만이 71.2%, 200만~300만원 미만이 69.6%, 100만~200만원 미만이 67.8%, 100만원 미만이 63.2%를 각각 나타냈다.

미혼 남성(64.6%)보다 미혼 여성(70.5%)이, 농어촌(66.4%)보다는 도시(71.5%)에 사는 경우 결혼식 문화를 더 과도하다고 느꼈다. 연령별로는 40~49세(77.2%), 30~39세(76.5%), 20~29세(72.3%), 50~59세(70.6%) 등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혼에 대해선 부정적인 인식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혼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비율이 46.3%로 가장 높았고, ‘어떤 이유라도 이혼해선 안 된다’와 ‘이유가 있더라도 가급적 이혼해선 안 된다’를 합한 ‘해서는 안 된다’의 비율은 33.2%에 그쳤다. 이혼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비율은 지난 2016년 이혼을 ‘해서는 안 된다’를 넘어선 후 올해도 크게 앞서는 비율을 나타내 이혼이 더 이상 금기가 아님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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