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손해보험 상표권 등록 끝내, 비은행부분 확충 초미의 관심
M&A 낙관 상황 아니야…자금부족 저가악성매물 살까 우려도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4년 만에 부활한 우리금융의 등장에 보험업계가 팔리지 않았던 보험사 매물들이 성공적으로 매각 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필수적 비은행부분 계열사 늘려야 돼 … 생·손해보험 상표권 등록도 끝내

지난 7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가지고 우리은행 금융지주사 전환 인가 안건을 승인했다. 사실상 지난 2014년에 우리은행으로 흡수합병 된 뒤 4년 만에 다시 우리금융으로 돌아가게 된 셈이다.

다시 우리금융으로 돌아가는 것은 좋지만 현재 우리은행은 지배구조 문제부터 선결적으로 풀어야 하는 숙제를 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를 확정 짓고 97%에 달하는 은행 비중을 비 은행부분으로 돌려야 한다.

우리금융지주 내 자회사로 편입되는 주식 이전 회사는 우리은행,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등 6개사다. 이밖에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의 자회사 추후 편입 여부는 지주 설립 이후 논의해 확정 된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금융지주가 무늬만 지주회사가 아닌 진정한 지주회사로 탈바꿈하려면 앞서 소개한 계열사를 제외한 비은행 계열사들이 편입돼야 한다. 이미 우리금융 측은 생·손보사 및 증권사에 대한 상표권 등록까지 끝낸 상태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는 지속적으로 매물 후보군으로 올라온 생·손보사들 사이에서 어느 쪽이 우리금융으로 편입될지 관심이 오래 전부터 회자 되곤 했다.

◇ M&A상황 낙관할만한 상황은 아냐 … 탄환부족으로 저가악성매물 떠안을지도

그런데 우리금융이 지주사로 전환할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이 급락해 인수자금으로 쓸 탄환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감독규정상 신설 금융지주사의 경우 자본비율을 계산할 때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을 사용해야 하는데 보통 표준등급법을 쓰면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높아져 자기자본 비율은 하락한다.

이를 그대로 우리은행에게 적용하면 자기자본 비율이 9월 말 기준 15.8%에서 최대 4%가 떨어진 11%로 줄어드는데 이는 국내 은행 자기자본 비율 중 하위 수준으로 분류된다.

이는 M&A에 쓸 실탄이 부족하다는 뜻이어서 공격적으로 계열사를 늘려야 하는 우리금융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게다가 현재 보험업계 M&A 상황은 그렇게 녹록한 것이 아니다.

최근 가장 좋은 매물 후보였던 오렌지라이프가 신한금융으로 최종 인수되면서 KB금융은 리딩뱅크 자리를 내놨다. 이 점은 KB금융이 다시 생명보험사 인수에 적극 뛰어들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공격적 매수를 나서야 하는 우리금융 입장에선 좋은 소식으로 보긴 힘들다.

물론 시장에 매수 대기자가 많다는 것은 한편으로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좋은 매물이 얼마 없는 상황에서 전개되는 매수전쟁은 치열한 눈치작전이 선행 돼 자칫 값만 올리다가 가격이 맞지 않아 매수가 불발 될 경우 지주사도 보험사도 타격은 불가피하다.

◇ IFRS17 시행 앞두고 있어 기다릴지도 … 동양·ABL, MG손보 매각될까?

지금 시장에서 우리금융의 유력한 매물로 그나마 가능성 있게 거론되는 곳은 생보사로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KDB생명이며, 손해보험쪽은 MG손보와 롯데손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됐으나 올 초 중국 정부로부터 오너가 경제범죄 혐의로 기소되면서 재매각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두 회사는 모두 독립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각을 하게 되면 합병해서 매각될 가능성도 높다. 두 회사의 자산규모를 합치면 50조원에 달해 단번에 생보업계 6위로 올라선다.

우리금융 입장에선 단번에 6위권 생보사로 도약하며 좋은 발판이 될 수 있지만 문제는 동양생명이 우리금융의 지분 4%를 소유하고 있는 과점주주 7개사 중 하나라는 점이다. 주요주주가 우리금융에 매각될 경우 상호출자로 걸릴 수 있는데 이는 공정거래법상 금지하고 있기에 또 다른 문제가 불거져 힘들다. 

KDB생명의 경우 워낙 회사규모가 작아서 인수 될지는 미지수이나 아직 우리금융의 최대주주는 정부로 산은 산하에 있는 KDB생명 매각을 추천하면 우리금융이 거부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손보사의 경우 그나마 좋은 매물은 MG손보라고 할 수 있다. 대주주로부터 증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RBC비율이 150% 미만으로 떨어지긴 했으나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이 92억원으로 전년대비 170% 상승하며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게다가 대주주에게 강력히 요청했던 증자와 투자만 제때 이뤄지기만 했어도 입장이 지금과 달라졌을 수 있어 좋은 매물 후보로 꼽히기도 한다. 다만 MG손보를 소유하고 있는 쟈베즈 파트너즈가 매각대신 재무적 투자자 유치에 목을 매고 있어 M&A로 연결될지는 더 지켜봐야한다.

끝으로 롯데손보의 경우 당장 롯데지주에 속하지 않아 매각 가능성이 멀리 떨어져 있긴 하지만 주요 주주인 호텔롯데가 상장을 통해 롯데지주와 합쳐질 경우 롯데손보는 매각해야 되는 대상이 된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복귀를 하면서 일본 롯데를 담당하고 있는 호텔롯데를 상장해 한일 롯데계열사를 모두 아우르는 경영을 꿈꾸고 있어 시기는 앞당겨질 수도 있다.

한편 오는 2021년 IFRS17의 도입 영향으로 대형사 위주의 업계 재편과 동시에 보험사 운영이 어려워진 중·소형사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가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매물이 쏟아져 나온다면 우리금융 측에선 여러 가지 보험사 매물들을 비교하면서 매수할 수 있어 당장 매각 가격 고민을 한다면 시간을 미뤄 기다리는 편이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기도 하다.

이에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매물은 많아져도 회계 상태가 안 좋은 경우에서 시장에 나오는 경우가 많아져 매력적인 매물로 보기엔 무리가 따르게 될 것”이라며 “우리금융지주가 그럼에도 생·손보 가리지 않고 사주면 좋겠지만 시간은 다소 걸릴 문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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