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사 “시간 벌어 다행” … 대형사 및 외국계 “시간 끌기”
新 건전성 감독회계기준 K-ICS도 '연기' 목소리도 대두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新 국제보험회계기준 IFRS17 도입이 기존 2021년 보다 1년 늦춰진 2022년으로 도입할 것으로 결정 된 가운데 보험업계 사이에서는 K-ICS도입도 연기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 되고 있다.

◇중·소형사 위주 일제히 “자본 확충 시간 벌었다” … 대형사 및 외국계 “시간 끌기”

15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위원회 IASB는 (영국 현지시간 14일 오전 10시) 런던에서 이사회를 가지며 기존 2021년 도입 할 거라고 예정했던 IFRS17(새 국제보험회계기준)도입을 1년 미룬 2022년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것으로 보험사는 매 분기마다 해당 시점의 시장금리를 보험부채로 새로 측정해서 적립금을 쌓아둬야 한다.

즉 현재까진 판매시점 당시 기준으로 보험금 지급을 파악하다보니 현재 지급여력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면 앞으로 고객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현재 기준으로 환산하는 만큼 지급 의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지 바로 드러나게 된다.

이 때문에 그동안 보험사들은 회계기준이 변경 돼 자본 확충을 해야 하는 만큼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으로 도입을 늦춰달라고 속도 조절을 요구해 왔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이번에 보험업계가 요구한대로 시행시기가 늦춰진 만큼 보험사들도 새로운 결산시스템을 보다 안정적으로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시행시기에 따른 보험사들이 IFTRS17 준비에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어 “IFRS17의 논의경과 등을 참고하여 향후 건전성 감독제도 개편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추가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 있을 경우에는 IFRS17 도입 준비위원회 논의 등을 통하여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연장에 대해서 보험사 규모마다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일단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환영의 뜻을 명확히 했다.

국내 중형 보험사 관계자는 “일단 자본 확충에 대한 시간을 벌게 돼서 다행”이라면서 “시간이 늦춰진 만큼 그동안 관심도 못 뒀던 보험계리사 확보에 대해서도 공을 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외국계 보험사의 경우 이미 해외 본사에서 솔벤시Ⅱ 등을 적용하며 새 회계기준을 반영해 와 국내 보험사들보다 RBC비율도 훨씬 높았다.

실제 올해 6월말 기준 외국계 생보사인 푸르덴셜생명의 RBC비율이 최대 432.3%에 달했고 BNP파리바카디프생명 360.5%, 라이나생명 321.1%, 처브라이프 305.2% 순으로 업계 평균인 263.3%를 훨씬 상회했다.

이 때문에 국내 보험사들보다 인지도가 낮은 해외 보험사들의 기업가치가 늘어날 기회를 1년 더 늦어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해외 보험사들 입장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들은 “이미 자본 확충을 진행하고 있거나 끝낸 회사들이 많고 시간만 1년 늦춰 진거지 회계기준이 다시 바꿔진 것이 아니라 준비는 차질 없이 진행 될 것”이라며 “다만 현행 회계기준과 새로운 회계기준을 동시에 하다 보니 비용이 발생되는 부분도 생길 것”이라고 답했다.

◇新 건전성 감독회계기준 K-ICS도 연기 될까? … 유럽 솔벤시Ⅱ도 16년에 걸쳐 도입

IFRS17이 연기 된 만큼 새 건전성 감독회계기준인 K-ICS도 금융당국이 협의해 연장을 고려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나 금융당국에서는 K-ICS 역시 IFRS17 도입으로 진행되어 온 만큼 IFRS17과 마찬가지로 2022년 도입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많다.

이는 K-ICS 규정화와 규준 제정 작업은 IFRS17 결산시스템과 마찬가지로 당초 일정대로 진행 돼 충분한 오류 검증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어서다.

실제 올해 초 공개 된 K-ICS 1.0 버전을 토대로 국내 모든 보험사들이 지난 7월까지 계량영향평가(QIS)를 진행해 금감원에게 전달했는데 이를 반영한 K-ICS 2.0버전은 내년 초에나 공개된다.

현재 금감원은 보험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산출방식과 위험 수준 등을 고려해 단계적 도입방안을 함께 담은 새 버전을 내놓으면 보험사들은 또 QIS를 실시하게 되고 내년 말이나 최종안을 받아들게 된다. 사실상 시간이 촉박할 수밖에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K-ICS도입도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 유럽의 자본 적정성 규제인 솔벤시Ⅱ가 16년에 걸쳐 천천히 적용된 만큼 국내도 급격한 도입은 산업 전반적으로 도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금융당국도 마찬가지로 갖고 있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기존의 RBC 상에서 건실한 것으로 판명된 회사들이 K-ICS 도입 시 부실한 회사가 되는 일은 없도록 K-ICS 도입에 완충 기간을 둬 급하게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회사별 내부모형도 허가해 금감원이 제시한 표준모형뿐만 아니라 회사의 내부모형 방식으로도 요구 자본을 산출할 수 있도록 해 준비를 철저하게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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