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대비 신계약 건수 25.8% 늘고 수입보험료도 증가세
애자일 조직 확대로 대박 성과…수평적 기업 문화가 만든 변화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지난 9월 공식적으로 ING생명에서 오렌지라이프로 사명을 변경 한 오렌지라이프가 생보업계 대체적인 업황 부진과 대외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신계약이 증가하고 채널별 마진이 개선되는 등 뚜렷한 변화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신계약 건수 25.8% 증가 … 수입보험료도 증가세

ING생명으로 보냈던 2분기와 달리 오렌지 라이프로 변경 된 뒤 받아든 3분기 당기순이익은 2651억원으로 전년 보다 3.1% 감소했지만 일회성 요인을 제하면 0.8% 감소에 그쳤다. 이 같은 수치는 다른 여타 생보사와 비교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3분기 국내 금융시장의 가장 큰 변동 폭을 불러온 금리인상과 미·중 무역전쟁에서 촉발 된 증시 급락 사태는 주식 시장 혼란 뿐 아니라 보험업계 변액보험 수익률마저 영향을 끼쳤던 점을 감안한 것이다.

또 미국 국채의 금리 급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국고채 금리는 예상과 다르게 하락해 2.7%까지 올라갈 것이라던 국고채 10년 물 수익률이 3분기 말 2.36%까지 추락해 자산운용에도 타격이 컸다.

3분기 실적은 이 같은 불안에 더해 IFRS17 도입 등 악재가 겹치며 생보사들 전체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것을 살펴볼 수 있었다.

출처 - 오렌지 라이프

다만 오렌지 라이프는 증시에 민감한 변액보험 상품이 사업비 규제 강화에 따른 판매수수료 인하와 비과세 혜택이 축소에 따른 판매가 부진했으나 상반기와 달리 BA채널의 저축성 보험 물량이 회복하며 신계약건수가 25.8% 증가했다. 수입보험료도 BA채널의 신계약 물량 회복에 따라 31.1%나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보험금 지급여력을 알 수 있는 RBC비율은 생보사 악재에도 전 분기와 동일한 438%로 생보사 평균 260%를 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렌지라이프 ‘애자일’ 조직문화 … 수평적 기업문화가 만든 변화 주목

이번 3분기 성적의 주인공은 다름이 아닌 국내 최초 보험사에겐 처음 도입 된 애자일 조직문화가 그 밑바탕을 이뤘다는 평가다.

올 초 사명 변경을 앞두고 ING생명 시절 도입한 문화가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고 오렌지 라이프로 사명을 변경 한 뒤엔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것이 사측의 주된 의견이다.

애자일 조직문화란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각기 다른 직무를 가진 구성원이 업무 중심으로 모여 한 팀이 되는 유기적 조직을 말한다. 특히 회사 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애자일 조직은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기능 중심으로 나뉘었던 조직이 업무과제 중심으로 모이자 한 팀 내에서 집단 지성을 통해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실행하는 도중에 실패하더라도 민첩하게 다른 대안으로 대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보험회사 직원들이 마치 스타트업 직원처럼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되니 팀원들 간에 토론도 여느 때보다 활발해진 것이 특징이다.

또 신상품 준비 기간 또한 크게 단축됐다. 과거에는 한 부서가 신상품을 개발하면 그 결과물을 다른 부서가 차례대로 넘겨받아 점검하는 과정을 거쳤고 그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되면 다시 초기 단계로 돌아가 상품을 전면 수정해야만 했다. 덕분에 업무처리가 더딜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시장엔 때를 놓친 상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더러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애자일 도입 이후 과거 2개월가량 걸리던 신상품 준비기간이 3~4주로 대폭 줄어들었다. 상품개발 초기 단계부터 언더라이팅·보험금 심사 등 여러 유관 부서가 동시에 참여해 실시간 피드백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좀처럼 해결이 어려웠던 문제들도 애자일 조직이 도입된 뒤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그간 FC채널 계약유지율 향상을 위해 전담팀까지 꾸렸으나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애자일 조직 개편으로 영업·운영·고객전략 등 부서 간 업무 융합이 가능해짐에 따라 새로운 개선책 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실제 이를 시범 시행한 결과 FC채널의 4회차 계약유지율이 직전 3개월 대비 평균 2% 포인트 향상됐고 올 3분기 FC채널 보장성 믹스가 52%를 기록하면 전년보다 44% 개선되기도 했다.

◇ 유연한 조직문화 유연한 사고 … 고객 중심 혁신 지켜봐야

유연한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직원들도 보다 유연하게 스스로 사고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업계에서 휴면고객은 더 이상 상품에 대한 수요가 없는 것으로 여겨져 주요 판촉 대상에서도 제외돼왔다.

그러나 애자일 조직 시행 이후 이러한 선입견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고, 자사 일부 휴면고객에게 접촉해 그중 3%의 고객으로부터 신계약을 창출해낼 수 있었다.

애자일 조직을 도입 영향은 분명 오렌지라이프 직원들에게 다양한 업무 분야 넘나들며 자유롭고 수평적인 문화를 지닌 가치를 체험토록 만들고 있다.

애자일 문화 중 대표적 특징인 ‘권한 위임’도 주목해야 한다. 이는 개개인이 최대한 많은 권한을 위임 받음에 따라 내재적 동기가 유발될 수 있었고 일하는 방식도 보다 능동적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오렌지라이프 정문국 사장은 “우리 회사의 애자일 리더십은 부하 위의 군림이 아닌 부하가 성장하도록 돕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리더는 부하 직원에게 충분한 권한과 기회를 부여하고 그를 신뢰하고 지켜봐야 한다”라며, “앞으로도 수평적이고 유기적인 애자일 조직문화를 통해 고객중심으로 ‘스스로 혁신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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