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최근 서울의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기록하며 정부의 집값 안정 의지가 담긴 9·13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으로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들지 여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가 둔화돼 하락세로 접어드는 듯한 신호는 감지되고 있다. 세금(보유세)을 늘리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누그러져, 드디어 61주 만에 하락 전환한 것.

한국감정원의 11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1% 떨어졌다. 지난해 9월 이후 지속된 아파트값 상승세가 11월 첫주 보합세로 바뀐데 이어 지난 주에는 하락으로 전환했다.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등 강남4구는 재건축 단지 하락세와 급매물 등으로 0.07% 하락해 4주 연속 하락세를 타나냈다. 또 은평구(0.00%), 마포구(0.00%), 서대문구(-0.01%) 등 서북권 아파트값도 하락세를 지속했으며, 강동구 아파트값 역시 0.03% 내려 27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수도권 아파트값의 하락 폭도 커졌다. 경기도 성남 분당구는 0.06%, 과천시는 0.04%, 하남시는 0.05% 내렸고, 광명시 아파트값도 역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한국감정원은 9.13 부동산 대책 효과 등으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강남4구를 비롯한 급등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전국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도 0.02% 하락했다. 이는 13주 만에 하락세 전환으로 수도권은 0.02% 상승에 그쳤고, 지방은 0.05% 떨어져 하락폭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강화를 비롯해 대출 규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수도권 3기 신도시 개발 계획 등으로 주택가격의 상승 기대 심리가 많이 누그러졌다며, 또 정부가 다주택자와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잇따라 내놓은 고강도 후속 조치들 역시 투기세력들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매수자들의 위축된 심리로 당분간 부동산 거래 절벽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집값 하락세에도 불구 매수 대기자들에게는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것. 실제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값이 4.69% 상승한 데 반해, 올해는 9월까지 무려 9.18%가 올라 불과 9달 만에 지난해 상승률의 두 배가 오른 상태다.

현장에서는 연말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너무 오른 집값에 정부의 강력한 규제정책으로 시세보다 1억~2억원 낮춘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안 되고 있으며, 내년 봄 이사철까지는 가격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