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올해 경제성장률 2.5%·내년 성장률 2.3%로 저성장 전망
최저임금·주 52시간 근무 등으로 한국 경제 내부 불확실성 커져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은행과 KDI 등이 내놓은 전망치보다 낮은 경제성장률을 제시해 금융계는 충격에 빠졌다.

이에 지난 9일 청와대가 새롭게 출범시킨 2기 경제팀이 ‘소득주도 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라는 경제정책을 유지하면서 무디스가 지적한 경제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3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으며 내년 성장률은 이보다도 더 낮은 2.3%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IMF(국제통화기금)가 예측한 올해(2.8%)와 내년(2.6%) 경제성장률 2.8%보다 낮은 기록이며 올해와 내년 각각 2.7%로 전망한 한국은행보다는 낮은 수치다.

게다가 무디스는 문재인 정부의 반기업 정책이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며 기업 규제에 대해 우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무디스의 우려가 지나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무디스의 예측 방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이러한 예측의 원인으로 무디스는 문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부터 법인세 인상 등을 꼽았으며 이들 영향으로 국내 경제의 내부 불확실성이 커졌고 결국 한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 된 것으로 바라봤다.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무디스 한국 담당 국가신용등급 총괄이사는 “그동안 우호적이었던 외부 환경이 미·중 무역 갈등과 통화 긴축 정책 등으로 올해 들어 악화 됐는데, 내부 정책적 불확실성이 이 같은 외부의 부정적 효과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즈만 이사는 자신이 지적한 내부 정책 불확실성은 문 정부가 시행한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가 노동정책과 법인세 인상도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구즈만 이사는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한반도의 긴장관계와 인구 고령화가 국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구즈만 이사는 “한국의 외부적 환경을 신용등급이 좀 더 높은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입지가 좋지만, 한국 신용등급(Aa2)을 유지한 이유는 이 같은 지정학적 위험 때문”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한국의 장기 신용등급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칠 변수로 인구 고령화라고 지적하며 “강력한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고령화로 말미암은 비용 증가와 부정적인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한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오는 21일 올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 세계 경제와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담은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그간 OECD는 6월과 11월 매년 두 번씩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간해 왔는데 이날 문 정부의 4년 차 경제 지표 전망이 미리 나오는 셈이어서 경제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지난달 OECD가 국내 성장률을 올해 2.7%, 내년 2.8%로 낮춰 발표하며 하향 추세가 뚜렷해 이번 지표도 결과가 낙관적이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돼 경제계 안팎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렇게 외부 경고음이 울리는 와중에 지난 9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기자들과 만나 “내년에도 상당 부분 힘들 수 있겠지만, 지금의 경기상황이 경기 침체나 위기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수정은 없다고 강조한 김수현 청와대 신임 정책실장 역시 지난 13일 경제침체설에 대해 반박했다.

하지만 여러 기관에서 실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GDP갭률 마이너스’ 현상을 경기 침체기 신호로 바라보고 있어 일각에선 이젠 소득주도성장의 수정 또는 다른 정책 기조가 필요할 때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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