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호 파이낸셜그룹과 공동출자…기본 자본금 마련 부담에 국내 인터넷은행 진출 쉽지 않아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일본 내 7800만명이 사용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메신져 어플리케이션인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이 인터넷은행에 진출한다. 이에 네이버가 국내에서도 인터넷 전문 은행에 출사표를 던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7일 이데자와 다케시(出沢剛) 라인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5년 뒤 사회에 당연한 일이 뭐가 될지 고민해 보고 이를 역산해 새로운 은행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말하며 금융업에 진출할 의지를 드러냈다.

같은 날 라인은 일본 3대 은행 중 하나인 미즈호 파이낸셜그룹과 공동출자를 통해 인터넷은행 서비스를 위한 신규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설립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년 봄 쯤 준비회사를 설립한 이후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새로운 합작회사의 자본금은 20억엔(약 200억원)이며 51%의 지분은 라인의 자회사 라인파이낸셜이, 나머지 49%는 미즈호 측이 보유한다.

현재 라인은 일본현지에서 모바일 메신저 점유율이 1위인만큼 은행업 진출을 시작으로 다양한 금융 사업에도 뛰어들 전망이다. 앞서 라인은 보험과 소액투자 등의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최근 대만에서도 현지 금융사들과 협력해 인터넷은행 진출을 준비 중이다.

당초 인터넷은행 진출에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던 네이버가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은 경쟁사인 카카오가 인터넷은행 설립 이후 순항 중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인터넷은행을 통해 1년 만에 600만명의 회원을 모집하며 누적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증권사 인수 등 신규 사업을 확장했다. 게다가 비식별화 분석을 통해 유통 데이터와 금융데이터를 결합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며 기존 카카오 쇼핑과도 시너지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네이버가 일본과 대만 등 해외에서 인터넷설립은행 설립에 나서자 국내에서도 인터넷 은행에 진출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내년 1월 시행예정인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으로 앞으로 국내에서 총자산 10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상호 출자 제한 기업 집단)도 ICT부문 자산이 50%를 넘는다면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최대 34%까지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와는 달리 국내 메신저 시장에서 네이버 입지는 다소 낮다. 게다가 인터넷은행 출범 후 자기자본비율(BIS)를 지키기 위해선 상당한 자본금이 준비돼야 해 네이버가 인터넷 은행에 진출하기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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