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 무리한 부동산 투자 금리인상에 ‘부메랑’ 가능성
전셋값도 하락세 나타내…보증금 반환 어려움 우려도
전세만 끼고 산 투자자는 금리와 무관 ‘장기전’ 태세

[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권이 본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번 금리인상이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한 갭투자자들에게 직격탄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갭투자자들은 최근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들며 전셋값도 떨어지고 있어 보유 주택을 처분하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시장은 집값 하락에 대한 심리적 요인이 더 커 매수세가 관망세로 돌아선 상황이라 처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전셋값이 떨어지면 갭투자자들은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느데, 전셋값 하락폭이 클수록 대출이자 부담도 크다. 이에 세입자들에게 전세보증금을 제때 못 돌려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세입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시장에 유동성자금이 몰려 집값이 폭등했다. 이에 저금리 기조를 타고 여윳돈이 없는 사람들까지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사면서 가격은 더 올랐다.

이에 정부는 갭투자 등 다주택자들을 부동산시장 교란의 주범으로 보고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섰다. 지난 4월부터 시행된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강화, 신규 대출 금지, 공시지가 현실화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집을 한 채 이상 소유한 가구는 1074만 가구이며, 이중 집을 한 채만 가진 가구는 전체의 33%인 350만 가구 수준이다. 나머지 720만 가구는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다. 또 다주택자 상위 10명의 보유 주택수는 무려 3756채로 공시가격 기준 6160억원, 1인당 600억원어치의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실시하는 와중에 나온 한은의 금리인상으로 주택가격의 하락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특히 내년까지 금리가 꾸준히 오를 가능성이 높아져 집값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버티고 있으나, 보유세가 늘고 내년까지 금리가 꾸준히 오른다면 갭투자자 등 다주택자들의 부담은 점점 커져 보유한 매물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양도세 중과로 처분보다는 장기보유로 버티기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양도세 중과로 퇴로가 차단된 다주택자들이 처분보다는 장기보유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특히 전세를 끼고 집을 산 다주택자들은 금리인상에 특별히 영향을 받지 않아,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장기전을 벌일 경우 금리인상이 서울 집값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란 해석이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