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수익 1위 미래에셋 · 2위 키움 · 3위 한투
빚내서 주식투자 규모 사상 최고치 경신 영향

[FE금융경제신문=이도희 기자] 증권사들이 올해 1~3분기에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투자금을 대출해 주고 거둬들인 이자수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4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23곳의 1~3분기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65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522억원에 비해 43.8% 늘었다.

신용거래융자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일정한 이자를 내는 대가로 주식 매수 자금을 대출받는 것을 지칭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로 단기 차익을 노릴 때 신용거래융자 서비스를 이용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증시 상승 기대감이 지속되며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기록을 연이어 경신해 가자 증권사들이 관련 수익을 두둑이 챙긴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전체 신용거래융자는 2010~2016년 매년 말일 기준으로 줄곧 7조원을 밑돌았으나 작년 말일에 9조8608억원으로 치솟았다.

신용거래융자는 올해 1~9월에도 월 말일 기준으로 지속적으로 10조원을 상회했다. 특히 지난 6월 12일에는 12조648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어 눈에 띈다. 또 지난 10월과 11월에 소폭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9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별로 보면 자기자본 1위의 미래에셋대우가 1159억원으로 가장 높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을 올렸다. 신용거래용자 등을 포함하는 신용공여 규모는 증권사 자기자본의 100%까지 가능해 자기자본 규모가 큰 증권사가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을 확대하는 데 유리하다.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키움증권(869억원), 한국투자증권(643억원), 삼성증권(614억원), NH투자증권(613억원), KB증권(509억원), 유안타증권(352억원), 하나금융투자(246억원), 대신증권(240억원), 유진투자증권(196억원) 등의 차례로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이 높았다.

이중 키움증권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 상위 증권사 6곳 가운데 유일하게 초대형 IB가 아니다. 이는 키움증권 자기자본이 2조원에 못 미치지만 국내 주식 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 증권사이기 때문이다.

전년동기비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 증가율을 보면 하이투자증권(149.1%)이 가장 높다. 하이투자증권은 대다수 증권사들보다 뒤늦은 작년 7월께 비대면계좌 개설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본격적으로 실시해 고객 수를 늘리면서 올해 수익이 큰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비엔케이투자증권(135.9%), 교보증권(82.1%), 케이티비투자증권(81.4%), NH투자증권(76.9%), DB금융투자(67.3%), 하나금융투자(53.7%), 유진투자증권(50.0 %), 한국투자증권(48.4%), 삼성증권(48.4%) 등 순으로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 상승률이 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인하하도록 유도해 일부 증권사들이 올 상반기에 금리를 내렸음에도 상반기까지 주식 상승 기대가 지속되면서 증권사들이 이자수익을 많이 챙길 수 있었다"며 "하지만 하반기부터 증시 반등 기대감이 낮음에 따라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을 포함해 증권사 수익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