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사정사를 가입자가 직접 선택? … 보험업계 “글쎄”
손해사정사를 가입자가 직접 선택? … 보험업계 “글쎄”
  • 장인성 기자
  • 승인 2018.12.06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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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와 종속관계인 손해사정사 관행 개선 … 소비자 직접 선임으로 해결 나서
손해사정사 “보험사가 여전히 최종 결정 눈치보는 건 당연” … 정책 회의적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받아야 할 때 객관적으로 보험금 산정을 맡아야 하는 직업이 손해사정사다. 그런데 이 손해사정사가 보험사와 종속관계에 놓여 보험금 지급거절이나 삭감을 하고 있어 소비자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 나오자 금융당국은 앞으로는 소비자가 직접 손해사정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관행 개선에 나선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손해사정인과 보험사와 종속관계 문제는 그럼에도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어 추후 결과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 보험사와 종속관계인 손해사정사 관행 개선 논의 … 소비자 직접 선임으로 해결 나서

6일 금융당국은 손해사정사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업무수행을 위해 대대적인 관행개선에 나선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1월부터 당국은 관계기관과 TF팀을 꾸려 '공정한 손해사정 질서 확립을 위한 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한 바 있는데 이 과정을 통해 내년부터 손해사정 업무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관행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선 셈이다.

보통 보험사가 손해사정 업무를 수행할 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부분 외부 독립손해사정업자에게 손해사정 업무를 위탁하는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관련 업체의 난립으로 손해사정사 입장에선 선정해준 보험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수수료인데 가입자에서 돈이 나오는 것인지 보험사에서 나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고 보험사로부터 수수료가 나오다보니 손해사정사들은 가입자 입장을 100% 고려하긴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를 해결코자 금감원은 내년 상반기 중 손해사정업무 위탁기준을 신설한다. 보험사가 합리적인 손해사정 업무 위탁기준을 내부 통제기준으로 신설토록 해 공정한 업무위탁을 유도 시키겠다는 방안이다.

여기에 보험 가입자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손해사정사를 직접 선임할 수 있도록 한다. 방식은 보험사에 가입자가 손해사정사 선임을 요청하면 보험사 동의하에 보험사 비용으로 선임이 가능하다.

그동안 보험사는 소비자의 손해사정사 선임의사에 대한 검토를 할 때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고 소비자는 손해사정 업무에 대한 정보도 없어 직접 비교하며 선임하기도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이 점을 금융당국은 상기하며 내년 상반기 중 보험회사가 명확한 기준을 마련토록 했다.

출처 - 금융감독원

또 가입자가 손해사정 선임 의사에 대한 동의여부를 판단해야 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공정한 손해사정업체를 직접 비교해 선임할 수 있도록 관련 주요 경영정보도 공시를 실시한다. 이에 실제 손해사정사회에 소속된 주요 손해사정업체의 경우 전문 인력 보유현황과 경영실적, 징계현황 등을 통합해 제공한다.

이에 금감원 이창욱 보험감독국장은 "보험사의 손해사정 위탁 공정성을 높여 전문적인 손해사정이 수행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손해사정업체는 경영정보를 가입자에게 적극 공개하고 업무절차를 명확히 해 불공정한 영업관행을 개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손해사정사 “소비자는 그냥 손님 보험사는 단골손님” … 정책 회의적 시각 다수

그러나 이러한 정책을 두고 손해사정업계에서는 일부 시각을 달리한 점에 대해서 환영했지만 당국이 의도한대로 손해사정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대체적으로 회의적이었다.

이는 일반 소비자는 평생 1~2번 이용하는 것이 전부지만 보험사는 계속 거래해야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입자가 직접 손해사정사를 선임하는 경우인데 손해사정사가 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르는 가입자도 부지기수인데다 평판에 따라 결정되면 특정 손해사정사에게만 쏠림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는 신규 손해사정사들은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는 문제다.

현행 보험업법에 따른 손해사정사와 가입자, 보험사와 관계
현행 보험업법에 따른 손해사정사와 가입자, 보험사의 관계

또 가입자가 직접 손해사정사를 선임하기 때문에 해당 손해사정사가 결정을 따르는 쪽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보험사 책임을 가입자가 떠안을 수도 있게 된다. 평판도 객관적인 지표가 아니라 주관적 지표이기에 얼마나 공정한 평판조회가 이뤄질지도 의문이다.

게다가 보험업법에 따라 손해사정 비용을 보험사가 부담하는데 정작 이를 받는 손해사정사가 과연 얼마나 보험사의 의견에 반해서 일을 진행할 지도 의문이며 보험금 지급 최종 결정권한은 여전히 보험사에게 있기 때문에 눈치는 보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회계사를 예로 들자면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공시하고 있지만 기업에게 돈을 받는 입장이라 기업들 눈치를 보는 경우와 같다. 보통 회계부정이 터지면 회계사와 기업 간 유착관계가 나오는 것도 그렇다. 이는 손해사정사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를 두고 손해사정사로 일하는 A씨는 “보험 가입자가 그냥 손님이라면 보험사는 단골손님”이라면서 “아무래도 더 많이 얼굴을 맞대고 돈을 주는 곳이 보험사다보니 상대적으로 보험사의 입장을 고려하게 된다”고 답했다.

이어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의 최종결정권을 쥐고 있어 보여주기 식으로 끝날 수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이 구체적으로 다시 나올 필요가 있다”고 당국의 정책 방향 수정을 요구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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