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손해율악화 ·보험료 인상 등 목맸던 한 해 … GA 과당경쟁 결국 규제 강화로
펫보험 및 신규보험 선보여 … 메기 효과 제대로 된 메리츠 화재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올해 손해보험 업계는 기존 보험의 손해율을 해결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4차 산업혁명과 불황에 맞서 고군분투하며 다양한 보험이 실험적으로 쏟아져 나온 한 해로 기억 될 전망이다. 이에 본 지는 올해 이슈를 정리하고 2019년도를 대비하는 손보업계의 고민을 정리해봤다.

◇ 자동차 보험 손해율 악화 따른 인상 목매 … GA 시책 과당 경쟁

올해 손보업계에 보험 손해율은 지난 10월 말 기준 적정 수준인 77% 뛰어넘어 9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간당 간당하다는 말이 맞을 정도다. 그렇지만 금융당국은 손보사의 자동차 보험료 인상에 명확한 반대 입장을 전했다.

이유는 생활물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자동차 보험료의 인상은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에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인지 보험료를 올려야 하는 손보사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 올리려는 시그널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시간에 쫓겨 올해 연말에서야 보험개발원에 요율검증을 했지만 이번엔 정비수가 문제로 정비업계와 재계약 문제가 얽혀 일각에서는 올해 인상은 힘들고 내년 초에 올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올해 상반기 GA(보험 독립대리점)의 규모가 커지면서 보험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되자 손보사들은 앞 다퉈 GA 소속 보험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시책(특별수당) 올리며 자사 보험 상품 판매에 열을 올렸다.

상대적으로 생보사보다 영업기반이 작은 손보사들은 전속설계사보다 GA를 통한 보험 계약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시책을 올리면 당연히 시책을 올린 보험사 상품을 많이 팔게 돼 경쟁적으로 시책 높은 상품 위주로 영업하게 된다.

이에 대형사에 비해 규모가 작았던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인보험 신계약 시 GA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시책을 최대 1000%까지 높이는 등 무리한 영업을 벌였고 처음에 무시했던 대형사들도 매출에 타격이 오자 GA영업에 관심을 두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졌다.

결국 금감원은 과도한 시책은 불완전판매를 부추길 수 있다며 자체에 나섰고 이는 GA업계 규제에 나서게 되는 계기가 된다.

◇ 신규보험 전성시대 … 헬스케어·펫보험 등등

유독 올해는 신규 보험들이 쏟아져 나온 한 해 이기도 하다. 작년 시범적으로 선보였던 펫보험은 올해 보험개발원의 참조순보험요율 산출을 거치면서 보험업계의 한 영역으로 치고 들어오게 됐다.

물론 아직 국내 법제화 미비로 인해 반려동물 등록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동물병원마다 다른 진료비 덕분에 보험요율 산출이 어려워 보험금을 지급할 때 다양한 애로사항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보험시장에 큰 파이를 차지하는 건 아니다.

다만 반려동물 가구가 1000만을 넘어서는 시대인 만큼 다양한 펫 보험은 정부 차원의 종합적 대책을 통해 정비될 경우 손보업계 최대 시장으로 자리할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됐다.

펫 보험만큼이나 손보업계 핫 상품으로 떠오른 것이 헬스케어 보험들이다. 가장 쉬운 걷기 운동부터 하이킹까지 운동을 매개체로 특정 목표에 달성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거나 환급해주는 상품들이 나오게 됐다.

정부에서 그만큼 장려하기도 했던 헬스케어 보험들은 체력관리를 하면서 보험료도 할인 받는다는 개념으로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받기 충분했고 사회적으로 유행을 타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더 확대해 외국처럼 종합 건강관리를 노렸으나 의료법 장벽이 높아 통과까진 길이 멀다.

◇ 메기효과 제대로 낸 메리츠화재 … 업계 순위도 적잖은 영향

손보업계 고정적인 MS에 변화를 준 손보사가 있다면 단연 메리츠화재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올해는 그 성장이 눈에 보여 타 보험사들의 시기와 질투, 부러움마저 따라다녔다.

지난 2015년 김용범 부회장 취임 직후 메리츠종금증권의 성공을 바탕으로 만든 철저한 성과주의 경영 전략은 영업조직을 단순화 시키고 ‘사업가형 점포 제도’를 시행해 실적에 따라 보상을 대폭 인상한 방식이었다. 

효과는 바로 나왔다. 실제 지난 2015년 순이익 1690억 원을 기록하며 매년 순이익을 꾸준히 늘렸고 지난 2017년에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2% 증가한 3846억 원을 기록하며 불신으로 김 부회장을 바라봤던 직원들의 사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올 상반기 GA시책 경쟁을 촉발한 곳도 성과주의 문화를 강조하는 메리츠 화재였는데 이 영향으로 실제 장기보험의 인보험에서 비약적인 성공을 이뤄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근소한 차이로 뒤쫓고 있다.

최근엔 기업보험총괄업무 부문에 IB업계 전문가를 영입하며 기업보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포부에 벌써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도 하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 화재의 혁신을 처음엔 믿지 않았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며 “그러나 손보업계의 고정적인 MS를 흔들 만큼 성장한 모습을 보고 이젠 메리츠화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내년에도 이번만큼 성장을 보여준다면 중·소형사들 위주로 메리츠화재 모델을 따라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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