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열사 가운데 카드사 없는 한화…유통업과의 시너지 기대 모아
최대주주인 롯데와 BNK금융의 관계 주목…비이자 부문 확대 필요성 제기
금융계열사 2조원 매각 원하는 롯데, 매력적이지 않은 매물에 관망하는 시장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롯데그룹이 지난달 27일 금융산업 철수를 선언하면서, 롯데카드와 롯데손보가 매물로 나왔다. 이후 금융계 안팎에서 인수 관련 여러 소문이 나왔지만, 이렇다 할 진척은 없었다.

이런 와중에 한화그룹과 BNK금융지주가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언급되면서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임을 거듭 강조해 롯데 금융계열사의 새 주인은 여전히 미궁에 빠졌다.

최근 국내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한화그룹이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소식이 금융계 안팎으로 전해졌다. 한화가 롯데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카드사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화갤러리아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평소 금융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향후 김 상무가 한화 금융계열사를 이끌 것으로 보여 이번 기회에 롯데카드를 인수해 몸집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한화 관계자들은 “매각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으로부터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아 검토하고 있을 뿐”이라며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 일축했다.

이 밖에 BNK금융지주도 롯데금융계열사 인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앞서 김지완 BNK금융 회장이 은행 중심의 이자수익 위주 성장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비은행 계열사의 외형 확대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롯데그룹은 BNK금융의 지분 11.4%를 보유하면서 BNK금융의 최대주주다.

이에 BNK금융이 인수전에 뛰어들면 다른 회사들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또한 BNK금융지주가 BNK자산운용과 BNK투자증권으로 금융지주 내 비은행·비이자수익을 증가시켜 왔지만 업계 1위인 KB금융 실적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특히 최근 다른 지방 금융지주들도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어 BNK금융이 이번 기회를 쉽사리 놓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BNK금융 관계자는 “업무적인 차원에서 검토를 하고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이처럼 롯데카드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곳들이 검토를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밝히고 있다. 결국 롯데카드사를 두고 시장분위기를 관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자 일각에서는 2조원 이상으로 롯데금융계열사가 매각되길 원하는 롯데의 기대와는 달리, 롯데카드나 롯데손보가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인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렇듯 시간은 흐르고 있지만 롯데카드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는 곳이 보이지 않는 등 매각절차의 지지부진한 모습이 계속되자 내년 10월 전까지 롯데카드를 매각해야만 하는 롯데그룹의 속은 타들어 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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