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사고 규모 축소 보고 의혹

[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 한국서부발전이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사고 발생 5일만에 사과문을 내 진정성 없다, 책임있는 대책 부재, 여론에 떠밀린 사과문 발표라는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17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10일 서부발전 협력업체 직원 김용균(24)씨가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사망사고와 관련 사고 5일만의 서부발전의 사과문 발표에 대해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논평을 통해 "피해자와 논의도 없고 사과 주체도 없다. 진정성없다"라며 비난했다.

이어 "사과문에는 잘못을 한 가지도 밝히지 않았다. 업무지시 거짓 진술, 사고 시간 조작 의혹 등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용균 부모가 절규하고 있다. 당신 자식이어도 위험한 곳에서 일하게 할 것인지에 대해 답하라"고 촉구했다.

이와함께 일각에선 책임있는 대책 부재, 여론에 떠밀린 사과문 발표라는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서부발전은 인명사고 등의 규모를 축소시켜 국회에 보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서부발전은 지난 2017년 국정감사 기간 당시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9년간 발전소에서 44건 산재 발생, 6명이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제출된 자료와 달리 박 의원실이 올해 서부발전에서 받은 산업재해 발생현황에는 2011년 9월28일 발전시설 외벽공사중 하청어베 직원 3명 추락 2명 사망, 2016년2월18일 컨베이어벨트 공사 중 시멘트 타설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추락 2명 사망 등이 빠졌다.

또 안전사고와 관련 매뉴얼을 지키지 않거나 하청업체 측이 경찰에 뒤늦게 신고하기도 했다.

2017년11월15일 태안화력 3호기 보일러 정비현장에서 하청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다쳤을때 이 노동자를 자가용으로 이송해 안전조치를 받도록 한 매뉴얼을 어겼거나 지난 11월1일 3호기 보일러실 인근 용접불똥으로 노동자 2명이 얼굴, 손 등에 화상을 입었지만 숨기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하청 및 도급 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사망사고 축소하기 위한 은폐 정황이 아닌지 의혹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부발전 측은 국회 국정감사 당시 요구 자료는 사고 발생후 산재처리가 이뤄진 사고 현황을 제출해야 되는 것으로 인지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산재 처리가 이뤄지지 않은 자료는 제출자료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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