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수익구조 위탁매매 중심에서 IB 이동
'IB의 힘'으로 업계 재편…생존 결정지을 것
"중소형사의 차별화 경쟁, 선택이 아닌 필수"

[FE금융경제신문=이도희 기자]최근 증권사들은 최고경영자(CEO) 등 고위직 IB 인력을 확보하는 데 치열한 모습이다. IB가 증권사 미래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리테일 중심에서 IB 역량 강화에 나선 것이다. 최근 증권사 CEO 교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IB 부문의 진화와 새로운 수익 추구에 집중하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1일 임시 이사회와 자회사 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신한금융투자 대표로 내정했다. 그는 동양종합금융증권(현 유안타증권)에서 금융상품운용팀장, 채권팀장 등을 거친뒤 2008년부터 약 3년간 IB 부문장을 맡은 바 있다.

올 초 NH투자증권 대표로 선임된 정영채 사장은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뒤 자금부장, 인수부장, 기획본부장, IB 담당 상무 등을 역임하며 승승장구해왔다. 2005년부터는 우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IB 사업부 대표직을 맡았다. 2014년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합병 이후로는 줄곧 NH투자증권 IB 사업부 대표를 지내다 올 초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업계 최장수 CEO'로 유명한 유상호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그 후임으로 IB 전문가인 정일문 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정일문 신임 대표는 1988년 동원증권 입사를 시작으로 한국투자증권에서도 줄곧 IB에 몸담아왔다. 그는 ECM상무, 기업금융 IB 본부장, 기업금융본부 및 퇴직연금 본부장 등을 거치며 한국투자증권을 IB 강자로 만드는데 공을 세웠다.

KB증권 또한 지난 19일 차기 각자대표로 김성현 KB증권 IB 총괄 부사장과 박정림 KB증권 WM 부문 부사장을 선임했다. 김성현 내정자 또한 1963년생으로 대신증권 기업금융팀 팀장, 한누리증권 기업금융팀 이사·전무 등을 거쳤다. 2008년 KB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뒤 기업금융본부장을 거쳐 2015년부터 IB 사업을 총괄해 왔다. 2016년 IB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현대증권과 통합법인 출범 후에도 줄곧 IB 부문에만 몸담아온 인물이다.

이밖에 다른 증권사들도 IB 출신 인력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김상태 IB 부문 대표를 IB 총괄 사장으로 선임했다. 지난해 BNK투자증권 대표이사로 선임된 조광식 대표 또한 이트레이드증권 IB 사업본부장, 하이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을 거친 IB 전문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리테일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로 한계를 느낀 지는 이미 오래 됐다"며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IB 부문이 강화되면서 현재는 'IB의 힘'으로 업계가 재편되고 있고 앞으로는 증권사의 생존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소형사의 차별화 경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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