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과급 지급 기준 맘대로 결정해 일방적 통보 납득 못해”
[인터뷰] “성과급 지급 기준 맘대로 결정해 일방적 통보 납득 못해”
  • 장인성 기자
  • 승인 2018.12.24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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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상생경영 최근 들어 파괴 안타까워
천막농성 등에 노조원 90% 전폭적 지지
귀족노동자 배부른 투쟁 시각 아쉬움 커

■ 김병주 현대해상 노조 지부장 인터뷰

 

김병주 현대해상 노조 지부장은 권익은 임금의 높낮이가 정하는 게 아니라며 고임금을 받는 노동자라고 해서 불이익을 받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병주 현대해상 노조 지부장은 권익은 임금의 높낮이가 정하는 게 아니라며 고임금을 받는 노동자라고 해서 불이익을 받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지난 5월 현대해상 노조가 기자회견을 통해 대외적으로 투쟁을 선언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현대해상 노조가 당면한 문제는 현재진행형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3일 현대해상 노조는 박찬종 사장의 일방적인 성과급 지급기준 변경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고 강행하려 하자 노조는 직접 본사 사옥 안으로 천막을 치고 들어가 20여일 넘는 시간동안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어떻게 된 일인지 본지는 직접 현대해상 노조를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상세히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다음은 김병주 사무금융노조 현대해상지부 지부장과 문답.

- 지난 5월 투쟁을 외친 이후 잠잠했었는데 해결 된 것 아니었나

아무것도 해결 된 것이 없다. 올해 초 CEO경영설명회 자리에서 2017년 성과를 이야기하면서 성과급 지급기준을 변경하겠다고 그 자리에서 있던 직원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이를 반박한 사람이 없다는 핑계로 성과급 변경 문제를 확정 지은 것이 발단이다.

상식적으로 CEO간담회 자리에서 대놓고 사장에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직원이 몇이나 되겠냐? 반박한 직원이 없자 이를 근거로 지난 4월 중순 성과급 지급기준을 변경하겠다고 구두로 언급한 다음 보름 뒤인 30일에 성과급 지급은 변경하겠다고 일방통보 했다. 그래서 지난 5월에 기자회견을 한 다음 거점지역에서 규탄 결의대회를 가지고 임단협을 사측에게 공식 요청해 7월부터 본격 임단협에 들어갔다. 그러나 끝내 결렬되고 조정을 통해 쟁의권을 얻었다.

- 원래 경영자가 그 전부터 노조를 무시해왔던 것인가

아니다. 그전까지 회사도 노조와 이야기를 잘 한 부분도 있었고 반대로 노동자들도 회사의 어려운 경영상황을 이해하면서 타협하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노조와 경영자 사이에서 상생을 택한 면이 많았다.

그러나 현재 박찬종 사장은 성과급 변경 문제를 일방적으로 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한 게 끝이다. 그 이후 노조가 대화로 풀자고 사장에게 수없이 요청했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이는 내년에 있을 두 번째 연임을 위한 수단으로 성과급 변경 문제를 어떻게든 관철 시키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우리 노조는 박찬종 사장을 지난 8월 1일 근로기준법 취업규칙 분리에 따른 조합동의를 구하지 않은 책임으로 형사고소한 상태다. 벌금은 500만원수준이지만 처벌 시 임단협에 나설 수밖에 없고 취업규칙 변경도 어려워질 것이다. 이 때문에 경영성과급 문제는 재판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문제는 기다리는 동안 경영성과급은 여전히 사업비에 들어가고 있어 사측은 아예 동결시켰다. 사실상 후퇴한 상황이다. 근데 정작 본인은 올해 연봉을 26.5%나 인상시켰다. 납득할 만한 사람이 몇이나 있겠나? 앞으로 소송 여부에 따라 임단협을 통해 소급적용할 방침이다.

- 현재 노조 활동에 대해 직원들은 지지하고 있나

전체 정규직 노동자의 3200여명 중 2900여명이 노조에 가입해 있고 이 중 90%이상이 이번 쟁의에 찬성했다. 특히 단체행동의 일환으로 한 달 동안 암묵적 악습이었던 8시 출근을 고쳐 정시인 9시까지 출근 6시 퇴근을 하고 업무시간 외 지역순회 집회 등 준법투쟁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 대형 보험사 중 몇 없는 노조인데 노조 활동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우리 회사 노조 역사는 33년이고 지금 내가 15대 노조지부장을 맡고 있다. 그 오랜 기간 동안 큰 파업 한 번 없이 지금까지 잘 이어져 온 것은 사측도 노조도 서로 존중하고 상생한 결과다.

그러다 보니 업계에서는 좋은 취업조건을 이유로 유능한 인재들이 노조가 없는 DB손해보험이나 삼성화재보단 현대해상을 더 선호한다. 복지가 좋고 업무환경이 좋은 것도 노조 덕분이다.

그러나 오랜 기간 동안 노조는 상생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측은 반대로 타협의 대상으로만 노조를 바라봤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처럼 노조를 일방적으로 무시한 행태는 본 적이 없다. 그동안 회사가 어렵단 이유로 회사에 양보한 부분도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측의 이번 행태는 용납하기 힘들다.

- 부쩍 사회가 노조 활동을 귀족노조로 규정하는데 한 마디 한다면

권익은 임금의 높낮이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高연봉을 받고 있으니 성희롱을 당해도 괜찮고 부당한 노동행위를 당해도 조용히 입 닫고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연봉 문제와 권익은 별개의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오로지 연봉 문제 하나로만 이야기를 한다. 그것은 잘못 된 것이다. 우리는 지금 연봉을 더 받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노사 간 대화를 통해 당면한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사측과 노조가 서로 타협한 시스템으로 회사는 성장해왔고 여전히 그렇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린 일한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일할 권리가 있고 지금 그 규칙을 지키기 위해 투쟁을 이어나가는 것뿐이다.

부디 한 가지 면이 전부라고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사회의 한 축으로 정당한 권익을 지키기 위해 노조가 존재하는 것이고 이렇게 직접 커 나가는 곳이 많다는 점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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