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둔화·미중 무역전쟁·연준 금리인상 등 악재 봇물
약세장 뜻하는 베어마켓 공포 전세계 증시로 확대 가능성

[FE금융경제신문=이도희 기자]미국 주식시장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글로벌 증시가 약세장을 뜻하는 베어마켓 공포에 빠졌다.

글로벌 주식 전문가들은 내년 이후 세계 경제의 둔화 가능성에 미중 무역전쟁,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등 리스크 요인이 늘어서 있어 투매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25일(현지시간) CNBC와 블룸버그통신 등은 전날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나스닥지수에 이어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도 베어마켓(약세장) 구간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경우 베어마켓 진입으로 본다.

현재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 10월 기록한 연고점 대비 20.06%와 23.89%씩 내린 상태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고점 대비 19.14%가 떨어져 베어마켓이 코앞이다. S&P500지수는 12월에만 14.82% 하락해 1931년 대공황 때의 12월 하락폭(14.5%)을 이미 넘어섰다.

세계 주요 증시에는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21.80%)와 독일 DAX30지수(-22.68%), 상하이종합지수(-31.70%) 등도 올해 고점 대비 20% 이상 내려 베어마켓 요건에 도달했다. 특히 일본 증시는 25일 5% 넘게 폭락하는 등 지난 2월 6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보다 추가 투매가 나올 위험이 더 큰 상황이라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마크 졸리 CCB인터내셔널증권 글로벌 전략가는 25일 CNBC와 인터뷰에서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우리는 내년에 더 심화될 베어마켓의 전반부에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을 들었다. 연준이 내년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경우 기업의 부채 상환 부담이 커져 주식 시장의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슈누 바라산 미즈호은행 경제·전략 책임자는 연준의 통화 긴축으로 시장 유동성이 줄어 투자자들이 낙관할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게 바닥인지 확실치 않기 때문에 저가 매수를 할만한 근거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 역시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바수 메논 싱가포르 OCBC 은행 자산관리 담당 부사장은 “90일 간의 휴전이 끝났을 때 싸움이 어디로 향할지 더 명확해질 때까지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은 계속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증시가 약세장에 들어설 경우 반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차대전 이후 베어마켓에 진입한 시장은 평균적으로 고점 대비 30.4%까지 하락했으며, 약세장은 평균 13개월 지속됐다. 하락폭을 회복하는데는 평균 21.9개월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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