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 CEO에 정문국 사장을 왜 선택했을까?
신한생명, CEO에 정문국 사장을 왜 선택했을까?
  • 장인성 기자
  • 승인 2018.12.2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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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인물 수혈로 다양성 확보 차원 … 합병한 회사 동요 막기 위한 처사
보험업계에 잔뼈 굵은 베테랑 … 오렌지 라이프와 시너지 낼 수 있을까?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의 연말 인사가 연일 시끄럽다. 내‧외부적으로 신한사태와 채용비리 사태로 시끄러운 것은 둘째치고서라도 임기를 3개월 혹은 관행적 연임을 무시하면서 정해진 인사라 불만이 거센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한생명은 새로 인수한 오렌지 라이프를 효과적으로 통합하려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했던 차원이라 이번 인사를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통합적인 인사를 택했다는 시각이 다수다. 그만큼 신한생명의 변화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는 셈이다.

◇ 새 인물 수혈로 다양성 확보 차원 … 합병한 회사 동요 막기 위한 처사

지난 21일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은 임시 이사회와 자회사 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신한금융 계열사 7곳의 연말 인사를 단행했고 27일 이사회를 열어 이 안을 확정했다.

신한생명을 이끌던 이병찬 사장도 이번 인사로 임기 2년만 채운 채 물러나게 됐다. 그래서 신한금융그룹의 오랜 관행인 임기를 2년 채우면 1년을 추가로 하는 관행을 깼다고 평가 받는 배경도 이 사장이 물러났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 내부 정치적인 사태와 별개로 추후 통합으로 출범 될 신한생명 입장에서는 새 인물이 조직에 들어오는 상황이라 다양성 확보라는 차원에서 이번 인사에 대한 반응은 일단 크다.

그러나 금융업계에 전반을 통틀어 보자면 합병이나 인수를 통해서 변화가 생기면 보통 인수 된 회사의 대표를 CEO로 임명해 조직의 안정을 꾀하는 경우는 종종 있어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7년 현대증권이 KB증권으로 흡수합병 됐을 때 KB증권은 현대증권 출신 윤경은 대표를 앉혀 통합 KB증권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힘을 보탠 바 있으며 초대형 IB로 거듭난 NH투자증권도 전신인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담당 임원을 13년간 역임한 정영채 사장이 맡으면서 NH투자증권은 올해 최대 실적으로 NH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자리하게 됐다.

보통 인수합병 될 때 신규로 편입 된 직원들의 동요는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인사이동을 통해 기존조직과 신규조직의 통합을 전담하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을 볼 때 오렌지 라이프 대표였던 정문국 사장을 신한생명의 사장 자리로 앉힌 건 어쩌고 보면 어느 정도 예정 된 인사로 볼만도 하다.

◇ 보험업계에 잔뼈 굵은 베테랑 … 오렌지 라이프와 시너지 낼 수 있을까?

그렇다면 정문국 사장은 어떤 사람일까?

1984년 알리안츠 생명의 전신인 제일생명에 입사한 이래 35년간 보험업계에서만 일한 보험업계에 잔뼈 굵은 베테랑이다. 지난 2007년엔 알리안츠 생명 대표를 역임하고 2013년 에이스생명 대표 역임 지난 2014년엔 ING생명 사장으로 역임하며 외국계 생보사 전문 CEO로 발돋움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정문국 사장은 그동안 줄곧 외국계 보험사에서 일하며 외국계 보험사의 성장 방식을 따라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오렌지 라이프의 RBC비율이다. 생보업계 평균 RBC비율은 260%에 불과하지만 오렌지 라이프는 이를 상회하는 440.1%다.

이는 IFRS17 도입하기 전부터 시행한 부채평가 기준을 원가가 아닌 시가로 잡아뒀던 탓인데 자본 확충을 위해 올해 내내 후순위채권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한 해를 보냈던 국내 주요 생보사와 달리 오렌지 라이프는 조직 변화와 보험업권 성격 변화에 앞장서며 미래를 준비하는 발판으로 삼았다.

이 점은 금융지주사들의 구미가 당길만한 회사로 커나간 배경이 되기도 했고 실제 인수하게 된 신한금융 뿐 아니라 KB금융지주에서도 오렌지 라이프 인수를 노리기도 했었다.

반면 순수 국내 생보사 중 하나인 신한생명이 화학적 결합으로 묶이게 될 오렌지 라이프와의 결합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느냐에 따라 그의 평가도 주요한 변곡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사실상 그에겐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는 셈이다.

기존 오렌지 라이프는 고액 자산가 위주의 자산관리를 선보이며 보험업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하며 커나가고 있었지만 신한생명은 은행과 협업한 방카에 의존해 커나간 영업기반이다.

영역이 달라 서로 부딪치는 것이 없어 시너지를 키울 수 있다고 본 것이 신한금융그룹의 설명이었지만 어디에 더 치중해 성장을 해나가야 할 것인지 정해야 하는 측면에서 본다면 오렌지 라이프의 성장 방식을 금융그룹 측은 원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 노조 “구조조정 전문가 절대 반대” … 외국계 전문 CEO한계 보이나

문제는 신한생명 노조가 정문국 사장 선임을 절대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내며 투쟁에 들어간 것은 걸린다.

이는 인사적체가 심각하는 신한금융그룹의 다른 계열사들은 자체 승진으로 세대교체를 이뤘는데 신한생명만 외부 인사로 이를 대체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이병찬 사장 체제 아래 호흡이 좋아 지난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이 129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5.8%가 상승하는 등 IFRS17 도입에 따른 체질 개선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던 차다. 이 때문에 실적을 평가에 제외하고 정문국 사장의 선임은 받아들이기 힘든 결정인 셈이다.

또한 구조조정 전문가로 보는 것이 노조의 평가다. 이는 지난 2008년 알리안츠 파업은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로 최장 234일간 지속 된 바 있고 구 ING생명 사장에 부임한 지 얼마 안 돼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은 신한생명과 오렌지 라이프 내 중복 된 부서들의 통폐합은 필수불가결한 수순이 될 것이라는 예고도 된다는 점이다.

조직 문화 뿐 아니라 기업 경영 시스템도 지금까지 완전 다른 신한생명에 이질적인 문화를 주입할 정문국 신임 사장에 대한 불안감은 부임 이후부터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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