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이직설 확산…사측 "공식적으로 확정된 바 없어"

[FE금융경제신문=이도희 기자]한국투자증권의 핵심인력이 줄줄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 김성락 전 본부장에 이어 이번엔 22억원에 달하는 연봉으로 화제가 된 김연추 한국투자증권 차장까지 사표를 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전 팀장은 아직 계약서는 작성 전이지만 내년부터 미래에셋대우에 출근하기로 결정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김성락 전 한국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을 트레이딩1부문 대표로, 에쿼티파생본부장으로 김 전 팀장을 각각 내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회사 수익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던 인물들이 이동함에 따라 패키지 이동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이렇게 되면 내년 실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투가 김 차장의 퇴사에 말을 아끼는 이유는 '패키지 이동 가능성'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패키지 이동은 김성락 전 전무의 퇴사 당시에도 거론됐었다. 당시 한투 측에선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김연추 차장까지 퇴사 의사를 밝힘에 따라 패키지 이동 현실화에 무게추가 실리고 있다. 이에 한투 측은 "한두명 더 이동할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팀 전체가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김 전 전무와 김 차장은 한투 실적을 견인한 일등 공신으로 꼽힌 인물들이다. 그간 김 전 전무는 한투에서 주가연계증권(ELS)과 상장지수증권(ETN)의 판매와 투자를 책임졌다. 지난해엔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으로 한투 실적을 견인했다. 그의 활약으로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은 트레이딩 부문에서 수익 약 57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수치다. 

유상호 한투 사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투자공학부가 2017년 단일부서로 큰 수익을 냈다"라고 말하며 이례적으로 추켜세우기도 했다. 김 전 전무와 김 차장의 성과는 연봉으로도 확인 할 수 있다. 김성락 전 전무는 올 상반기 급여와 상여 총 22억5900만원을 받았으며 김 차장은 연차 수당을 포함한 급여와 상여금을 합해 총 22억30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김남구 한투 부회장(13억1135만원)과 유상호 사장(20억2755만원)을 뛰어넘는 액수다.

업계에선 수익의 상당수를 견인했던 김 전 전무가 퇴사한데다 김 차장마저 퇴사 의사를 밝힘에 따라 한투의 내년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한투의 파생상품 사업이 흔들릴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한투는 '패키지 이동설‘이 현실화 될 경우 실적에 타격받을 것을 우려해 진화에 한창이다. 김 전 전무 사표가 수리된 직후 직무 대행에 나섰던 지현준 투자금융본부 DS부장을 본부장으로 임명하고 발빠르게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또한 인력 이탈로 인한 수익성 저하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할 부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투 관계자는 "시스템에 기반해 조직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일부 이탈로 인한 영향은 전혀 없다"라며 "12월 임원인사 등 조직 개편이 있을 예정으로 추후 조직 정비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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