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전망 속속 발표에 우려…모바일 5G 활성화 등 하반기 이후 희망적 전망도

[FE금융경제신문=이도희 기자]반도체 호황을 이끌어온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꺾였다는 부정적인 기류 속에 내년 반도체 시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업계는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을 받는 내년 1분기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변곡점이 될 것이며, 1분기 이후에는 차츰 수요를 회복해 성장세를 지속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어두운 전망치가 속속 발표되며 우려를 낳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난 3분기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내년 역시 메모리 반도체 가격하락이 계속된다는 예상이 줄을 잇고 있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내년 1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가 10%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제품별 PC·서버·특수 D램의 평균 가격이 10% 가량 낮아질 것이며 모바일 D램도 5%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 시장 규모도 줄어,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내년 글로벌 D램 시장 규모가 1645억달러로 올해보다 0.3%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주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투자 규모를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최근 발간한 ‘세계 팹 전망 리포트’를 통해 내년 반도체 장비 시장은 557억8000만달러로 올해보다 7.8%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SEMI는 올해 두 번 내년 반도체 장비 시장규모를 하향조정하면서 반도체 시장이 부정적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에 우리나라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반도체 시장 축소는 국내 수출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자업계와 증권업계 등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받는 내년 1분기를 어떻게 넘어 가느냐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말 IT 수요 둔화가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4분기 및 내년 1분기 반도체 주문량 감소가 뚜렷하다”며 “내년 1분기가 디램 업황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반도체의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내년 1분기까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설비 투자 폭을 줄이는 등 단기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다만 중장기적인 성장세는 견조하게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내년 1분기 인텔 CPU 공급부족이 해소돼 PC수요가 늘 것으로 보이며, 5G 시대를 맞은 모바일 역시 2분기에 탑재량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 3분기 데이터센터 최적화 마무리에 따른 설비투자 재계의 영향으로 서버부문에서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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