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서비스 등 디지털 부문 강화

[FE금융경제신문=이도희 기자]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역량 강화 방침을 밝힘에 따라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비스 경쟁이 한 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기존에 도입,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상품도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대표들은 지난 2일 국내외 경기둔화, 미중 무역분쟁 지속 등으로 올해 경제·금융 환경이 작년보다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이중 초대형 투자은행(IB) 5곳 대표들은 올해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변화와 혁신을 다시 한번 주문했고 대체로 글로벌과 디지털 부문에서의 역량 강화를 중점 과제로 꼽았다.

디지털 부문에서의 역량 강화는 가장 먼저 자산관리 서비스 고도화로 추진될 공산이 크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디지털금융을 별도 부문으로 독립시키고 빅데이터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디지털 역량 강화 행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에는 국내·해외 '통합주문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통합 주문시스템은 국내·해외 주식간 교차 매매를 빠르고 편리하게 진행되도록 만들어 고객들의 거래 환경을 혁신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수익률 상위 1% 고객의 투자종목을 알려주는 '초고수의 선택'과 빅데이터팀의 분석에 기반한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마이(MY) 링크-링크' 등은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KB증권은 2017년 출시한 모마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마블(M-able)'의 업그레이드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블 사용자는 메뉴 이동 없이 한 화면에서 종목탐색부터 매매, 수익률 관리 등을 할 수 있다. 또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 거래까지 한 화면에서 할 수 있다.
 
올해는 AI, 로보어드바이저 등 첨단기술을 적용한 종목 추천 서비스를 더 강화하고 트레이딩 뿐 아니라 자산관리, 투자 콘텐츠 개발 등 전반적인 기능을 꾸준히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사들의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및 업그레이드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자의 투자판단을 지원한다. 키움증권의 굿타이밍, 대신증권의 벤자민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투자판단을 지원하는 것 뿐 만 아니라 AI가 고객의 자산을 직접 관리하는 서비스까지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연말 모바일로 가입이 가능한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랩)를 출시했다.

투자 일임은 그 동안 영업점에서만 가입이 가능했지만 지난 6월부터 일임계약 시 비대면 설명의무가 허용돼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로보어드바이저의 경우 운용성과를 1년 6개월간 공시하고 자본금 요건을 충족하면 직접 영업점까지 찾지 않아도 일임 계약이 가능해졌다.

출시된 2개의 일임형 랩은 모두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로보어드바이저에 의해 운용되는 서비스다. 고객 계좌별로 투자 목적과 성향에 맞게 자산 배분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시장상황에 대응하여 정기적으로 또는 수시로 리밸런싱 운용이 가능하다.

대신증권은 '대신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머신러닝 기법과 블랙-리터만 모형을 통해 미래수익률을 예측하고 100% 알고리즘 기반의 투자법을 바탕으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다.

대신로보어드바이저는 일반적인 펀드들과 비교시 판매 및 운용에 드는 비용을 대폭 낮춰 장기간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맞춤형 상품을 공급하면서 인기 몰이 중이다.

지난해 연말에는 연금전용 상품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보수 비용을 큰 폭으로 줄여 20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연금 가입자에게 적합하다는 것이 대신증권의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상품들이 변동성 장세에서 낮은 손실률을 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최근 증시 상황을 고려할 때 잃지 않고 꾸준히 수익을 내는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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