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 이어져
'반도체 사업' 실적 감소 영향으로 추정

[FE금융경제신문=이도희 기자]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개장 전 잠정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5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8.71% 줄었다. 전기 대비로는 매출은 9.8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8.53% 줄었다.

이는 증권가 평균 추정치(컨센서스)인 매출 63조2천억원, 영업이익 13조3000억원 대비 크게 부진한 실적이다.

같은 날 발표가 예정돼 있는 LG전자의 4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전자의 4분기 컨센서스는 매출액 1조6500억원, 영업이익 3900억원이지만 실제는 이보다 낮게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전자 영업익이 감소한 것은 전사 영업익의 79%를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의 실적 감소 영향으로 추정된다.

고점 논란이 끊이지 않던 'D램'과 '낸드플래시' 등에서 메모리 반도체 값이 하락하면서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는 고객사들로 인해 재고 축소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객사들의 구매 연기로 수요가 줄자 공급과잉 우려로 이어진 것이다.

이와 함께 IM부문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의 IM부문 4분기 매출은 22조~24조원, 영업익은 1조6000억~1조9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4분기 실적 전망치 계속 떨어져

전통적으로 4분기 실적시즌은 회계관행으로 인한 '빅배스(대규모 일회성비용 반영)' 등으로 부진한 모습이 꾸준히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09년 이후 4분기 실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시장 추정치보다 각각 23.6%, 47.4% 낮게 나타났다. 그만큼 4분기에는 어닝쇼크 가능성도 높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4분기 실적 분위기는 예년보다도 더욱 어둡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작년 12월 한달 동안 2019년 실적 전망은 5.7%나 감익됐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월간 최대 감익폭"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초 160조원 수준이었던 2019년 코스피 순이익 전망은 2개월 만에 145조원으로 급감했다.

지난주에도 2018년 4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전주 대비 2.1% 하향조정됐고, 올 1분기 컨센서스도 2.2% 하향조정될 정도로 실적시즌에 대한 투자심리는 악화되고 있다.

KB증권은 "기업실적 전망 하향은 앞으로도 더 이어질 수 있다"며 "여전히 반도체 업종 이익률 전망이 높기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디스플레이, 은행 등은 긍정적

코스피 이익 전망이 충분히 조정받았다고 확신하기가 어려워, 4분기 실적발표 시즌 기간 중의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이번 실적시즌에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업종에 관심을 가지는 선별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4분기 실적 컨센서스의 최근 1개월 변화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디스플레이 업종의 실적이 상향 조정된 반면, 증권, 정유, 보험, 반도체 업종의 실적이 하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4분기 실적에서 디스플레이, 은행, 화장품 업종의 실적은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정유, 지주회사·복합기업, 보험, 화학 업종의 실적은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박성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IM은 출하량 감소와 평균판매단가(ASP) 등의 하락으로 영업익 1조6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앞서 삼성전자 IM부문은 지난해 3분기에 24조9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조2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IM부문의 영업이익이 2조원 아래로 내려앉은 것은 글로벌시장서 스마트폰 판매가 침체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의 출시로 실적 반등을 노렸으나, 이 또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는 오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하는 '갤럭시S10' 시리즈와 상반기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실적 반등을 기대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