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 신용공여 기능에 기존 카드 포인트 적립·할인 등 혜택 제공
가맹점 및 고객 유인책 부족…가맹점 확대에 밴업계 협조 가능성 낮아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이번 주부터 3개 카드사가 ‘공통 QR결제서비스’를 시작했다. 그간 계좌이체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 카카오페이나 제로페이와는 다르게 통합QR은 후불 결제 방식을 적용하면서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등 기존 신용카드 혜택도 그대로 제공해 간편결제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그러나 실물카드 결제가 보편화된 국내 결제 환경에서 신용카드보다 사용이 불편한 QR결제를 소비자들이 일부러 사용할 이유가 부족할 뿐 아니라 수수료와 관련해 가맹점에게도 그닥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지 못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랐다.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결제 표준 범위 내에서 신한·롯데·BC카드사들은 지난 7일부터 ‘공통 QR서비스’를 개시했다. 카드사 공통 QR결제는 카드사간 상호 결제가 가능하며 소비자들은 별도로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기존 카드 앱에서 QR결제를 이용해 사용이 가능하다.

앞서 CPM방식으로 QR결제 서비스를 선보인 롯데나 BC카드는 이번 공통 QR결제서비스에서는 MPM방식을 택했다. MPM 방식은 대형 마트, 백화점 같은 대형가맹점에서 활용하기 어렵지만, CPM보다 MPM방식이 통합 서비스를 적용하기에 적격이며, 별도의 단말기가 필요 없어 가맹점의 비용 부담이 줄기 때문이다.

비용 부담이 줄면서 카드사들은 푸드트럭같은 영세·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통합 QR결제 가맹점 모집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이다. 게다가 제로페이(4만개), 카카오페이(20만개)에 비해 신용카드사는 이미 269만 곳의 카드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어 가맹점 모집 경쟁에 자신감을 비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공통QR결제의 미래를 마냥 장밋빛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우선 올해 안으로 다른 카드사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KB국민카드는 올해 1분기 안으로 QR결제 방식을 활용한 결제를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밝혔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카드사 공통 QR결제서비스에 참여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삼성카드도 해당 서비스 참여에 대해 검토 중이나 다양한 QR방식에 대해서도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각 사들은 QR방식에 관심을 보이지만, 공통QR 결제서비스에 동참할지에 대해서 아직까지는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가맹점들은 중간결제비용이 사라지면서 최대 0.14%포인트 수수료 절감 효과가 발생하지만 8억원 이하 가맹점이나 영세 소상공인에게 수수료가 없는 제로페이와 카카오페이에 비하면 이번 공통QR결제가 그다지 매력적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QR방식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증가세를 보이지만, 이미 결제망이 잘 갖춰진 국내 신용카드 시스템에서 소비자들이 새로운 결제 수단에 열광할지도 의문이다.

앞서 카드 수수료 인하 문제를 놓고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과도하다고 지적한 바 있어, 공통QR결제의 홍보나 마케팅에서 카드사들이 몸을 사리면서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유인책이 부족하다.

공통QR결제를 개시한 3개 카드사 중 BC카드사만이 공통QR결제 고객에게 매일 건당 500원씩 최대 1500원까지 청구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역시 이와 비슷한 이벤트를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소비자들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맹점 확보가 중요하다. 카드사들이 이미 구축한 269만 곳의 가맹점을 모두 QR결제 가맹점으로 모집하기 위해서는 밴업계의 도움이 절실하다. 그러나 MPM 기반의 QR결제 가맹점 모집에서 어떠한 이득을 얻을 수 없는 밴사가 카드사들의 가맹점 모집에 도움을 줄 리가 만무하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 QR결제가 보편화되면서, 최신 기술로 인식하고 있지만 사실 QR페이는 앱카드 기반으로 바코드 결제나 저스터치 결제처럼 다양한 지급결제 방식 중 하나일 뿐”이라며 “QR결제는 보안에 있어 취약하다”고 전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고객의 결제 수단 선택 시 다양성을 위해 카드사들이 QR결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플라스틱 카드 사용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오히려 간편결제 사용에 불편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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