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9·13 부동산 대책 여파로 매매 수요가 줄면서 국내 주요은행의 4분기 전세자금대출이 크게 증가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시중 5개 은행의 지난해 12월말 전세자금대출은 모두 62조97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말 57조9천577억원과 비교하면 5조134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처럼 전세자금대출이 크게 늘어난 까닭은 작년에 있었던 정부의 9·13 대책으로 대출이 막히고 주택가격이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에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돌아섰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서울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9월 3.83% 급증했다가 10월 1.84%, 11월 0.40%, 12월 0.11% 오르는 데 그쳤다. 전국의 주택매매가격 상승률도 정부 대책 전후인 작년 9월 0.98%, 10월 0.56%를 기록한 후 11월 0.15%, 12월0.08%로 곤두박질쳤다.

이렇듯 부동산 매매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지난해 서울시의 1∼9월 월평균 1만4542건이었던 전월세 거래는 10월 1만8117건, 11월 1만6036건으로 전세거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전월세 거래는 월별 전월세 거래량 통계가 공개된 지난 2011년 이후 11월치 중에서는 최대였으며, 10월 전월세 거래도 2014년 10월 1만8천297건 다음으로 지난해가 가장 많았다.

결국 실수요자들이 주택을 사기보다는 우선 전세를 살면서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이에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 9·13대책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비해 매매수요가 전세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