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일가, 회사 성장 주도적 인물 평, 연임 8개월만에 퇴사에 궁금증 증폭

[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 최근 부의 되물림 등과 다른 행보를 보이며 잇따라 은퇴선언을 하고 있는 CEO 등이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안용찬 전 제주항공 부회장의 사임이 재조명되고 있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사위이면서 장 회장의 외동딸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 남편인 안 전 부회장은 오너 일가인데다 회사 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연임 8개월만에, 60대라는 젊은 나이에 돌연 사임해 여전히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어서다.

22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안 전 부회장은 그동안 과감한 결단력, 지속적 투자 등으로 그가 몸담았던 제주항공의 성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온 것으로 평가받아왔음에도 지난해 말 사의를 표명했다.

당시 연임 8개월만이어서 임기가 한참 남아 있었으며 60세가 되지 않은 젊은 나이인데다 제주항공 공시에 특수관계인 신분이 아닌 상황에서의 사임 선언이어서 궁금증을 일으키고 있다.

안 전 부회장은 지난 1983년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후 애경그룹 입사, 애경화학 총무이사, 애경유화 상무이사, 애경산업 대표 역임후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애경그룹 생활 항공부문 부회장, 2012년부터 제주항공 대표를 맡는 등 34년 직장생활 중 23년을 대표이사로 근무하는 동안 가는 곳마다 실적을 향상시켜 장 회장의 신임이 두터웠다는 평까지 나왔었다.

이 때문에 안 전 부회장과 채 부사장 부부가 제주항공 경영 가능성이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른 안 전 부회장 행보에 오너 일가와의 경쟁에서 밀려난 것 아니냐는 등의 다양한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안 전 부회장은 오너 일가지만 지분확대를 허용하지 않아 표면적으로만 오너 일가였고 실질적으론 전문경영인 역할에서 그친 것으로 보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안 전 부회장은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 지분은 전혀 보유하지 않았으며 제주항공 지분도 0.59%만 소유했다. 채 부사장은 제주항공 지분이 아예 없다.

고령의 장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애경그룹은 장남인 채형석 총괄부회장 중심으로 이어져 왔으며 그가 제주항공을 지배하고 있는 AK홀딩스 최대주주로 16.14%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어 차남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 9.34%, 3남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 8.3%, 장 회장 7.43%, 채은정 부사장 3.85% 순으로 지분을 갖고 있다.

이는 안 전 부회장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와 제주항공 경영 관련해서 입지가 축소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 장인이 만든 성강문화재단에서 이사로 근무한 안 전 부회장의 이력이 그룹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사퇴했다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측은 안 전 부회장은 스스로의 목표를 이뤄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