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임단협 마무리…PC오프제로 점심시간 보장·임금피크 진입 1년 늦춰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임단협이 마무리 되면서 은행권에 ‘워라밸’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은행별로 상이하나 행원들의 꿈인 점심시간 1시간 보장부터 난임 직원들의 시술휴가부터 태아 검진 휴가 신설 등으로 출산 친화적 근무환경을 조성했다.

먼저 19년 만의 총파업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국민은행은 주요 쟁점 중 하나였던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전 직원 대상 만 56세 익월 1일로 통일하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한 팀장·팀원급에게는 재택 연수를 6개월간 지원한다.

임금체계는 노사와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인사제도 태스크포스팀(TFT)를 구성해 5년 내에최하위 직급인 ‘L0’ 처우 문제와 페이밴드 합의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또한 점심시간 보장을 위해 ‘PC 오프제’를 활용하기로 했다. 다만 한 달에 8일은 예외로 두기로 했다.

지난해 말 조용히 임단협에 합의한 신한은행 역시 PC 오프제를 통해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해, 부서장의 승인이 있어야만 PC 연장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PC 연장은 일주일 최대 10시간 이내로 제한한다.

배우자 출산 시 유급휴가를 5일에서 10일로 확대하는 한편, 임산부는 하루 2시간씩 단축 근무토록 했다. 배우자의 유산·조산 시에는 최대 2일, 난임 직원이 임신 관련 시술을 받을 때 최대 3일 낼 수 있는 휴가도 신설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노조는 기본급의 300% 수준에 해당하는 경영성과급을 받기로 했다.

이 가운데 200%에 해당하는 현금은 지난해 12월 31일 조기 지급했으며, 올해 3월 중에 기본급 100% 수준인 우리사주를 배분할 계획이다. 해당 우리사주는 의무보유 기간이 4년이다.

지난해 12월 임단협을 마무리한 우리은행 노사도 워라밸 문화 확산을 위해 앞장섰다.

우선 일선 영업점 점심시간에는 스크린세이버가 뜨는 방식으로 1시간 동안 휴게가 보장된다.

배우자 출산 시 휴가는 5일에서 10일로 늘고 하루짜리 태아 검진휴가가 신설됐다. 원거리 출퇴근을 해야 하는 근무자에게는 다달이 주는 교통비를 30만원으로 증액한다.

성과급 지급 방안도 지난해 경영실적과 연동해 현금과 우리사주로 지급하기로 확정했으며, 창립기념일 축하금도 50만원씩 지급한다.

KEB하나은행은 직원들의 사기진작 차원으로 해외 연수 기회를 준다.

우선 장기근속이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해외필드트립(연수) 기회를 마련하기로 해, 세부내용은 올해 3월까지 노사가 협의하기로 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직원을 위해 유연한 근무시간을 채택했으며, 이에 따라 오는 3월에는 임금 상의 불이익 없이 10시에 출근할 수 있도록 했다. 난임 휴가도 최대 3일간 유급휴가로 제공한다. 배우자 유산·조산 시 유급휴가를 이틀 신설했다.

쌍둥이를 출산하면 자녀 1인당 1년씩 휴직 기간을 연장하고 미숙아나 장애아를 임신한 경우 6개월 추가 휴직이 가능하다.

농협은행은 임신 검진휴가를 기존 2일에서 4일로 늘리고 주 52시간제와 관련해서 퇴근 시간 이후에 업무 지시를 자제하는 방향으로 노사가 합의했다. 초등학교 입학기 자녀를 위해 직원들의 출근 시간도 유연화하기로 했다.

은행권의 변화에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2017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설문조사에 따르면 은행원 점심시간 1시간 사용 비율은 26%에 불과해 실제로 점심시간 보장이 이뤄질지는 의문”이라며 “무한경쟁이 일상화된 금융계에서 과도한 성과주의 조직문화가 사라져야만 진정한 워라밸이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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