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대우조선 인수할 의사 없어…매머드 조선그룹 탄생 가능성↑
양사 노조 반발하며 강력 투쟁 예고…구조조정 우려에 노사갈등 증폭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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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산업은행이 추진 중이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해, 삼성중공업이 불참 의사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국내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인수후보자로 최종 낙점됐다. 다만 양사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12일 보도자료를 발표한 산은은 “삼성중공업이 지난 11일 대우조선 인수제안 요청에 대해서 참여의사가 없음을 공식적으로 통보해 왔다”며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인수후보자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 산은은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 인수·합병(M&A)을 위한 조건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예정된 본계약 체결을 위해 산은은 다음달 초 이사회 승인을 받아 현대중공업과 본계약을 체결하고 확인 실사 등 제반 사항을 시행할 계획이다.

향후 현대중공업은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 아래 조선통합법인을 춤범시키면, 산업은행은 존속법인인 조선통합법인에 대우조선 지분 55.7%를 출자하는 구조로 인수가 이뤄진다.

출자가 마무리되면 조선통합법인의 1대 주주는 현대중공업그룹(26%), 2대 주주는 산업은행(18%)이 된다.

이날 삼성중공업의 불참 선언에 따라 산은의 대우조선 매각 작업 속도를 빨라지게 됐다.

특히 세계 1·2위의 조선사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받은 과잉공급 및 과다 출혈경쟁에 따른 저가 수주를 해소해 수익성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조조정을 우려한 노조의 반발은 여전해, 이들의 반대가 해결 과제로 남았다.

이미 지난달 31일 이동걸 산은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인수 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구조조정에 대한 노조의 불신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매각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천막농성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성명서를 통해 노조는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노동자과 지역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일방적인 매각(인수합병)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며 “오늘부터 산업은행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해 노동자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총력투쟁을 전개 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 노조는 내일 있을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하라 방침이다. 이후 17일부터 18일 양일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즉각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반대하며 강경 투쟁을 시사했다.

노조는 “대우조선은 부실부분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고 2조3000억원가량의 영구채를 안고 있다”고 설명하며 “대우조선 인수 이후 두 회사가 동반부실에 빠지면 구조조정은 가속화할 것이고 노사갈등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의 주요 사업이 겹치다 보니 비슷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들은 통폐합 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라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앞서 언급한 문제 외에도 앞으로 산은은 ‘독과점 논란’도 풀어야 한다.

양사가 통합하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어서게 되면, 세계 선박 수주 점유율은 21%에 이르게 된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해 유럽 등 다른 경쟁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통상 심사 자체가 수개월이 걸리는 데다 각 나라별의 판단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노조의 거센 반발과 독과점 논란 등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만만찮은 산은이 남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과정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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